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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다? 중간선거 최대 변수는 트럼프 자신

글 | 이장훈 국제문제애널리스트

▲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월 10일 펜실베이니아 에리에서 공화당 지지 유세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미국의 중간선거(midterm elections)는 흔히들 ‘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그 이유는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이 패배해온 징크스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과 같은 민주·공화 양당 체제가 구축돼 실시된 1862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39차례의 중간선거에서 무려 36차례나 대통령 소속당의 의회 의석수가 줄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대통령들 중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대표적인 지도자로 삼아온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중간선거에서 소속 정당이 승리하지 못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민주당은 하원에서 4석을 잃었고 상원에선 2석만 추가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공화당은 하원에서 26석을 잃었고 상원에서는 비겼다.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이 승리한 것은 1934년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재임할 때뿐이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소속된 민주당은 대공황이라는 전례 없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 각각 9석씩 의석을 늘렸다. 당시 선거는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이 중간선거에 승리한 첫 번째 이변(異變)이었다. 두 번째의 경우,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과 탄핵소추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경제 호황 덕분에 하원에서 5석을 늘렸고 상원에선 의석(45석, 공화당은 55석)을 그대로 유지했다. 세 번째의 경우, 부시 전 대통령과 공화당이 9·11 사태 이후 안보 이슈를 선거 전략으로 연결해 하원과 상원에서 8석과 2석을 늘렸다.
   
   
   네 번째 이변 연출할 것이냐
   
   중간선거는 말 그대로 대통령의 임기 중간에 상원과 하원 의원 및 주지사를 뽑는 선거를 말한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4년인데, 그 중간인 2년 차에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중간선거라고 불려왔다. 선거일은 매 짝수해의 11월 첫 번째 화요일에 실시된다. 올해는 11월 6일이다. 하원의 경우 임기가 2년이기 때문에 의원 435명 전원을 새로 선출한다. 상원의 경우는 임기가 6년이기 때문에 2년마다 100명 가운데 3분의 1씩 선출하는데, 올해는 35명을 다시 뽑을 예정이다. 주지사는 전체 50개 주 가운데 36개 주에서 선거가 실시된다. 중간선거는 무엇보다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강하다. 현직 대통령이 고전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대통령 선거 당시 현직 후보나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2년이 지난 후 정책이나 통치 행태 등에 실망해 투표장에 나오지 않거나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대통령 소속 정당의 성적이 나쁠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현직 대통령의 반대 정당이 선거 판세에서 유리한 구도로 전개된다. 올해의 중간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올해의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이 승리해 네 번째 이변을 연출할 것이냐 아니면 반대 정당인 민주당이 승리해 징크스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냐. 현재 의석 분포는 상원의 경우 공화 51석, 민주 47석, 민주당 성향 무소속 2석이다. 하원의 경우 공화 236석, 민주 193석, 공석 6석이다. 관심의 초점은 우선 하원의원 선거에 쏠리고 있다.
   
   민주당이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하원 다수당이 되려면 기존 의석들을 수성하고 추가로 23석 이상을 공화당으로부터 빼앗아와야 한다. 민주당이 하원의 과반(218석)을 차지하게 되는 매직넘버는 24석이다. 하원의원 선거 결과는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공화당이 60~70석을 상실해 대패하는 경우, 둘째 민주당이 매직 넘버인 24석보다 10석 정도 많은 30~40석을 공화당으로부터 탈환해 하원 다수당이 되는 경우, 셋째 공화당이 매직 넘버 24석보다 적은 수의 현역 지역구만 뺏기는 경우 등을 상정할 수 있다.
   
   상원의원 선거의 경우 35석 가운데 민주당이 버니 샌더스 등 2명의 무소속 의원을 비롯해 지켜야 할 의석은 총 26석이다. 2명의 무소속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때문에 사실상 민주당으로 분류된다. 민주당은 이들 의석을 모두 지켜내면서 공화당 의석 중에서 최소 2석을 빼앗아야 다수당이 될 수 있다. 공화당은 9석인 기존 의석 유지에 성공하고 민주당 의원 2~3명을 낙선시킨다면 현재 2석인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
   
   
▲ 최근 미국 여성 유권자들이 연방 대법관 후보 캐버노의 인준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photo 트위터

   트럼프 vs 반(反)트럼프
   
   전체적인 선거 판세는 여론조사를 볼 때 일단 민주당이 하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보다 유리하고, 상원의원 선거에선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우세하다. 지난 10월 9일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는 선거분석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에 따르면 민주당이 하원에서 승리할 확률은 73.6%에 달하는 반면, 공화당이 이길 확률은 26.5%에 그쳤다. 민주당의 하원 의석은 최소 14석에서 최대 54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분석 업체 ‘쿡폴리티컬리포트(CPR)’ 등 다른 예측기관들도 민주당이 최소 200여곳에서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30~40개 박빙 지역 가운데 최소 20여곳에서 승리하면서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선거분석 업체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상원의 경우 공화당은 49석, 민주당은 44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당은 7석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합주들을 보면 애리조나, 플로리다, 인디애나, 몬태나, 미주리, 네바다, 테네시 등이다. 민주당 현역 상원의원이 도전을 받고 있는 지역은 인디애나, 미주리, 플로리다, 몬태나 등 4곳이다. 공화당 현역 상원의원이 도전을 받고 있는 지역은 네바다, 애리조나, 테네시 등 3곳이다. 민주당이 7개 주에서 모두 승리할 가능성은 낮다.
   
   물론 현재의 판세가 그대로 선거 결과로 나타날지는 확실하지 않다. 때문에 민주·공화 양당 모두 이번 선거의 판세를 뒤흔들 수 있는 각종 변수들에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 이유는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vs 반(反)트럼프라는 현상이 너무나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표심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실시된 주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7〜46%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9월 26일부터 10월 7일까지 주요 여론조사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3.6%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반대한다는 비율은 52.5%였다.
   
   과거 사례를 보면 현직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와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0% 미만인 상태에서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는 대통령 소속당이 참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낮은 이유는 성추문과 러시아스캔들, 그에 따른 최측근들의 잇따른 유죄 인정 및 평결, 트럼프 정부의 난맥상 폭로 등 미국 전역을 발칵 뒤집어놓을 정도의 초대형 악재들이 연이어 터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유권자들의 반트럼프 정서에 올인하고 있다. 민주당은 유권자들이 정계의 거목이던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장례식이 열리는 동안 골프를 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비상식적인 언행에 분노와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2016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당선을 위해 내통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인 러시아스캔들은 투표 직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재(惡材)’가 될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와 부본부장을 지낸 릭 게이츠,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인 마이클 코언 등 핵심 측근들이 이미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기소된 상태다.
   
   
▲ 지난 10월 7일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 가운데)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가운데)과 회담하고 있다. photo 트럼프 트위터

   또 다른 변수는 브렛 캐버노
   
   또 다른 변수는 성폭력 의혹이 불거졌던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인준과 여성 유권자의 표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대법관으로 지명한 캐버노 후보에 대한 상원 인준 여부를 두고 그동안 민주·공화 양당 간 정쟁을 넘어 일반 여론이 양분되는 등 전례 없는 논란을 빚었다. 양당 의원들은 상원 법사위 인준 청문회에서 1980년대 고교 시절 술에 취한 캐버노 후보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피해여성의 폭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고 연방수사국(FBI)이 사실 여부를 일주일간 조사하기도 했다. 캐버노 후보의 인준안은 지난 10월 6일 상원에서 통과됐지만 이번 선거에 미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의 일부 전략가들은 캐버노의 인준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여성 유권자들이 중간선거에 대거 몰려나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은 부동층 성향이 강한 중도와 온건한 성향의 여성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등을 돌리면서 투표장으로 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여성 유권자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인 미투(#MeToo)운동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성차별적 행보와 각종 섹스 스캔들이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상당히 자극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반대한다는 유권자들 가운데 여성이 66%로 남성(54%)보다 12%포인트나 높다는 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여성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남성 유권자들보다 더욱 분명하게 표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호황도 이번 선거의 중요한 변수다. 미국 경제는 너무 잘나가고 있다. 지난 9월 실업률은 3.7%를 기록하며 1969년 이후 49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구할 생각이 없는 계층을 고려하면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를 의미하는 수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지지층인 제조업·건축·광산업 등 블루칼라 업종의 일자리 증가율은 1984년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또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2%를 기록하며 2014년 3분기(4.9%)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지난 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38.4를 기록해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경제가 좋을 때 실시되는 선거는 과거 사례를 볼 때 대통령과 소속 정당에도 상당히 유리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기반인 중서부 ‘팜벨트(farm belt·농장지대)’와 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역인 ‘러스트벨트(lust belt)’를 살리기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와의 재협상을 통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개정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번 선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북 관계도 선거 결과에 영향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 이전에 유권자들의 막판 표심을 뒤흔들 수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제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카드를 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네 번째로 평양에 파견해 중간선거 이전에 2차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타진했었다. 그 이유는 2차 정상회담이 중간선거 이전에 개최될 경우 그 자체로 다시 주목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시적 성과까지 도출되면 중간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정은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약속한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 허용에 대해 미국 주요 언론과 한반도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로 보기 어렵다”고 혹평했다. 트럼프를 지지해온 월스트리트저널(WSJ)조차 사설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결과로 볼 때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행보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도 “풍계리 핵실험장은 수명이 다해가는 시설”이라면서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려면 핵무기 프로그램을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2차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김정은이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약속할 가능성도 낮다. 2차 정상회담에서 성과가 없는데 북한이 주장하는 종전선언이나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를 수용한다면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 이후로 2차 정상회담을 열기로 결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과 정치 행보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승리할 경우 트럼프로선 입법 과정에서 민주당의 벽에 부딪혀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트럼프의 재선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심지어 러시아스캔들로 탄핵될 수도 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할 경우에도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대내외 정책을 수행하기는 힘들 것이다.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트럼프는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다. 북한은 물론 각국은 이런 경우의 수를 고려하면서 이번 선거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의회에 손발이 꽁꽁 묶이는 사태를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무튼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참패하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간주할 것으로 보인다.
등록일 : 2018-10-17 13:36   |  수정일 : 2018-10-1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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