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메뉴

뉴스 & 이슈 | 문화
  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기사목록 
  2. 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본 좌파의 문화 권력

⊙ 블랙리스트는 대통령의 합법적 국정 수행… 민주주의 전복 세력에 1원도 혈세 지원 안 돼
⊙ 노무현 정부는 가장 적극적으로 좌익 문화인과 단체에 돈·감투를 집중
⊙ 좌파 정부 10년간 원로 영화인 모두 쫓겨나… 현역 원로감독이 봉준호·박찬욱·김기덕
⊙ 좌파 세력이 영화를 선동의 도구로 활용… 주사파 필독서인 《영화예술론》이 근간
⊙ ‘선거용 기획영화’는 ‘문화테러’… 대중에게 대한민국을 혐오하게 만들어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검찰에 넘긴 블랙리스트(문화예술인 지원배제 명단) 수사자료만 2만 쪽이 넘는다”고 밝혔다. 또 “블랙리스트와 삼성 재판은 전 세계가 관심을 갖는, 세기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법리 공방이 치열하리라는 걸 특검도 예상한다는 의미다.
 
  우파적 시각을 지닌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특검의 블랙리스트 수사에 노골적 불만을 드러낸다. 문화 권력 내지 문화예술계의 생태계가 노무현 정권 5년을 지나며 좌파에게 완전히 장악됐다는 점에서 일부 예술인들의 ‘지원 배제’ 주장은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고영태 일당’이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특검이 블랙리스트 칼자루를 마구 흔드는 상황에서 우파적 시각을 드러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청주대 연극영화과 이용남(李龍南·46) 객원교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문화예술계를 바로잡는 일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교수와의 만남은 대면과 서면 인터뷰로 진행됐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광우병 선동처럼 ‘실체하는 사실’이 아닌 ‘상상의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의 ‘피해의식’이 만든 촌극입니다. 한마디로 피해자 코스프레예요. 문예계 블랙리스트가 있느냐 없느냐를 가지고 논하는 것은 무의미해요. 모든 국가와 정부에 블랙리스트는 존재합니다.”
 
  ― 블랙리스트가 필요하다는 얘기인가요.
 
  “미국은 국민이 낸 세금을 지원받아 선동과 거짓의 국가 비방에 나서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좌파 문화예술단체와 시민단체들은 끊임없이 대한민국 체제를 흔들어 왔어요. 국가보안법 철폐, 제주해군기지 반대, 광우병 촛불선동, 천안함 폭침 부인 등이 대표적이죠. 이들에게 예술지원금과 국고보조금이 흘러들어 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블랙리스트는 ‘문화안보 리스트’가 돼야 해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 질서를 비판하고 전복하려는 세력들에게 단 1원도 혈세를 지원해선 안 됩니다. 이런 원칙을 준수한 문화안보 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김기춘·조윤선을) 구속했다는 사실이 국정농단이자 내란입니다. (특검 수사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공직과 각종 정부 위원회에까지 진지 구축
 
  편향된 이념 세력들의 블랙리스트 공세가 무서울 정도로 거세다. 현직 문체부 장관이 구속되고 문체부 공무원들마저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이용남 교수는 “좌파 문화 권력이 하루아침에 생겨난 게 아니다”고 말한다.
 
  “1980년대 386운동권들이 기동전(機動戰·적의 군사력을 심리적으로 마비시켜 최소 전투로 승리를 달성하는 전투방식)을 벌였으나 소련의 붕괴와 공산주의 와해로 효과가 사라지자 각 분야별로 진지 구축에 나섰었죠. 첫 번째 진지가 바로 문화예술 분야였어요. 서서히 그리고 집요하게 저변을 넓혀 1990년대 후반부터 헤게모니를 잡기 시작하더니 노무현 정부 들어 확고하게 좌파 문화 권력을 형성했어요.”
 
  ― 그 사실을 어디서 확인할 수 있나요.
 
  “진지 구축은 (문화) 현장에도 있지만 공직과 각종 정부 위원회에까지 침투했다고 봅니다. 이번 탄핵사태에 대한 각계의 신속한 반응을 통해 알 수 있어요. 문화예술계는 물론 언론, 법조, 정치권, 교육계와 민노총의 대중 동원(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전국 1500여 개 시민사회단체) 등 사회 전 분야에서 좌파 헤게모니의 힘을 보여주지 않았나요?”
 
  ―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예술계 기관장을 교체하는 등 우파의 노력도 있었어요.
 
  “노무현 정부는 가장 적극적으로 좌익 문화인과 단체에 돈과 감투를 집중시켰어요. 문화계에 좌익 진지를 구축한다는 명제하에 노골적이고 편파적으로 돈과 조직을 좌파에 집중했던 것이죠.
 
  MB 정권 들어 균형을 맞춰보려고 사령관(기관장)을 교체하려 했어요. 그러나 깨달은 결론은 사령관이 바뀐다고 저변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죠. 조직 안에서 그들끼리 힘을 모아 사령관을 내쫓는 현상이 빚어졌어요. 박근혜 정부는 사령관 교체만으로 좌파 문화 권력을 바로잡을 수 없다고 판단, ‘지원’의 문제에 접근하기 시작했어요. 한마디로 비정상적인 지원을 정상화시키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바로 ‘문화융성’이란 슬로건이었습니다.”
 
  ― ‘문화융성’ 때문에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지 않았나요.
 
  “문화융성을 깊이 이해 못 했던 ‘고영태 일당’이 말도 안 되는 블랙리스트를 만들었기에 말썽이 생겼던 겁니다. 저는 블랙리스트 실체를 아직 보지 못했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리스트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문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저런 엉성한 리스트를 만들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 왜 그런가요.
 
  “적어도 블랙리스트라고 하면 대한민국 문화체제를 흔들 수 있는 중요인물이나 단체가 들어가야 하는데, 현재 떠도는 리스트엔 A급 인물들이 별로 없어요. 파급효과도, 파장력도 약한 단체나 인물들로 리스트가 꾸며졌더군요. 정말이지 문화계를 아는 분이라면 그렇게 안 만들었을 겁니다.”
 
  ― ‘문제적’ 예술인이 따로 있다는 의미인가요.
 
  “그렇죠. 파급력 있는 거물은 앞에서 조직이 지켜주고, 추종 세력이 뒤에서 비호합니다. 특정 정치인이나 대선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진 않아요. 지금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은 모두 박원순·문재인 같은 정치인을 공개 지지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도종환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1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윤선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차관의 국회 위증과 관련, 도종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 한때 서정 시인으로 불리던 더민주 도종환(都鍾煥) 의원이 블랙리스트 의혹을 집요하게 부추겼어요.
 
  “전교조 출신인 도종환 의원은 2001년 임수경과 함께 방북한 전력을 갖고 있는 좌파 문화인이죠.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의 국회의원이기도 하고요. 방북 당시 정부와의 약속을 어기고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 앞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했어요. 당시 정부에 ‘불참서약서’까지 제출하고도 한반도가 공산화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념물에 헌화한 것입니다.”
 
  방북 이후 도 의원은 승승장구한다. 2002년 민예총 충북지회장, 2006년 민족문학작가회의 부이사장, 2008년 민예총 부회장,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2012년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을 거쳐 그해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다. 이 교수의 계속된 말이다.
 
  “도종환은 좌파 문화계의 ‘비밀병기’로 조용히 성장해 왔어요. 블랙리스트가 터지기 전까지 그는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어요. 명계남·문성근 같은 이들이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하다가 도 의원에게 바통을 넘긴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민예총이 적극 반겼다는 후문입니다. 예산을 많이 따올 것으로 벌써 기대하고 있어요. 지역구에 있는 충북문화재단이 전국 규모 지원사업에서 3~4개를 따왔다고 하더군요.”
 
  이 교수는 “결론적으로 말해 블랙리스트는 도 의원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모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도종환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회의록을 보고 블랙리스트를 확신했다’고 주장합니다. 문화예술위가 보관하고 있는 지원내역과 탈락 사유서만 확인해도 블랙리스트 논란은 쉽게 정리될 수 있어요. 그런데 문화예술위가 공개를 꺼립니다.
 
  여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아무리 요구해도 안 내놓아요. 도 의원이 그런 자료를 가진 것은 미스터리입니다. 도 의원이 자료 요청을 하면서 뭔가를 많이 푸싱한 것 같아요. 문화예술위 측이 그런 압력을 피하려 몇 가지 (자료) 요구를 수용하면서 일이 벌어진 게 아닐까요?”
 
블랙리스트는 대통령의 합법적 국정 수행의 일환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은 지난 1월 30일 오후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구속시켰다.
  이 교수는 이런 말도 했다.
 
  “도종환 의원의 비례대표와 재선 이후 충북 민예총의 국고지원금과 지자체보조금, 민예총과 한국작가회의에 대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한국콘텐츠진흥원・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금 수혜 내역을 면밀하게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이런 의심을 하는 배경은 지금의 상황이 지난 좌파 정권에서 체험했던 문화 권력 장악 계략과 너무 흡사하기 때문이죠.”
 
  ― 문화예술계의 블랙리스트는 일종의 ‘통치행위’라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대통령은 헌법에서 명기한 대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어긋나는 활동을 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국민세금 지원을 배제할 수 있어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부정하고 위협하는 개인과 단체에 대해 혜택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권한의 불법행사나 직권남용이 아니라 대통령의 합법적 국정 수행이죠. 더는 국민혈세가 불순세력이나 좌파 문화 권력의 부를 창출하는 창구가 돼선 안 됩니다. 이제라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올바로 이해해야 합니다.”
 
 
  문화생태계 중추를 장악, 문화 권력 시스템의 완성체를 만들려는 전략
 
  ― 블랙리스트 문제는 예술지원금의 배분과 관련이 있어요. 누가 어떤 이가 신청할 수 있나요. 기준이 뭔가요.
 
  “문화예술지원사업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대개 비영리민간단체나 전문예술단체여야 합니다. 또 3년 이상의 실적이 있어야 해요. 그런데 블랙리스트를 보면 개인이 많아요. 과연 지원 자격이 되는지 의심스러워요. 하지만 부당하게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니 말이죠.
 
  사실 보통의 문화예술 인사들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색깔을 안 드러내려고 합니다. 왜냐? 이유는 하나죠. 정부가 바뀌어도 지원을 받아야 하니까. 실적이 높거나 오래된 단체일수록 자신의 색깔을 절대 안 드러내려 합니다.”
 
  ― 블랙리스트 해법은 무언가요.
 
  “간단합니다. 블랙리스트와 문화예술지원사업 선정 리스트를 대조하면 아주 손쉽게 정확한 답이 나옵니다. 특검은 왜 이리도 쉬운 방법을 선택하지 않고 여론몰이에만 집중했는지 모르겠어요. 그 이유는 블랙리스트가 음모론이기 때문이며, 사회분열과 분란을 조장하는 선동도구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일부 편향된 문화예술인들은 문화생태계의 중추를 장악해 문화 권력 시스템의 완성체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워둔 게 아닐까요? 장악 이후 여소야대의 국회를 통해 문화예술지원기관의 독립성을 법제화하려는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사용했던 문화 권력 장악 전략의 평행이론이죠.”
 
  ― 문화계 이면의 싸움이 치열하네요.
 
  “모든 것은 프레임입니다. 프레임을 지배하는 것은 생각의 방향을 지배하는 것이고 대중의 삶을 지배하는 것이죠. 이념 싸움이란 무엇보다 프레임 싸움입니다. 프레임 싸움에서 지면 이미 절반은 진 셈이죠.
 
  프레임 싸움에서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은 악용됩니다. 종북 좌파들은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합니다. 헛소리예요. ‘내로남불’의 사고로 그들만을 위한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만 존재할 뿐이죠. 그들과 다른 의견이나 생각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가당착과 견강부회(牽强附會)로 가득 차 있어요. 그 위선의 가면을 직시한 폴란드 출신 북한인권운동가 요안나 호사냑은 ‘남한 종북좌파는 외국에서 조롱당한다’고 말했어요.”
 
  요안나 호사냑은 이런 말도 했다.
 
  “‘그들(좌파 세력)’이 지식과 정보를 얻는 경로는 편향적이며, 항상 집단으로 여론을 내고, 다른 의견은 묵살해 버린다.”
 
  ― 근본적으로 문화예술 지원금 체계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연극 공연의 70%는 각종 문화지원금으로 운영됩니다. 한국문화예술위와 각 지역 문화재단, 전국 예총과 민예총에 내려보낸 돈이나 기업들의 메세나 사업을 통해 지원금을 받죠. 문제는 지원금이 책임질 필요가 없는 돈이라는 사실이에요. 그러니 경쟁력 있는 창작품을 뽑아내기보다 기존 작품을 재탕 삼탕 합니다. 기존의 세트, 의상, 장비 등이 있으니까요. 이미 국내 관객의 눈높이가 올라간 상황에서 기존 작품을 되풀이하는 공연은 외면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버림받는 상황이 된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관객을 동원해야지만, 계량화된 수치를 만들어야만 다음해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요. 작품의 질보다는 몇 명이 보러 왔고, 몇 차례 공연을 했느냐만 관심사입니다. 그러니 공짜 표를 돌려서라도 관객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어요. 이쪽 극단이 저쪽 극단을 품앗이하고 객석을 채워주죠. 그러니 작품 내용의 피드백이 있을 수 없어요.”
 
 
  한국영화, 볼거리는 많지만 머릿속에 남는 건 없는 영화
 
이용남 교수는 가르치는 일 외에도 틈틈이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현재 따뜻한 가족영화를 준비 중이다.
  ― 이제 영화 얘기를 해보죠. 전국에 연극영화과 수가 얼마나 되나요.
 
  “김대중 정부 전까지 전국 4년제 연극영화과는 한양대, 동국대, 중앙대, 청주대, 경성대 5곳이었어요. 전문대로는 서울예술대가 있었죠.
 
  그때만 해도 졸업하면 취업이 가능했어요. 중앙대와 동국대는 방송 쪽으로, 서울예대는 예능 쪽으로, 한양대와 청주대는 영화 쪽으로, 경성대는 독립영화 계열로 많이 진출했어요. 대학마다 색깔이 달랐어요. 제가 소속된 청주대는 ‘충무로 마피아’라는 소릴 들을 정도로 동문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전국에 100곳이 넘는 학과가 생겨나면서 색깔들이 없어졌어요.”
 
  ― 경쟁이 치열해졌네요.
 
  “놀 수 있는 놀이터가 한정됐는데 들어가려는 이는 많아요.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좋은 에너지가 분출되면 좋은데 워낙 배출 인력이 많다 보니 라인을 형성하는 줄 세우기가 만들어졌어요. ‘내 말을 들어라. 그러면 먼 미래가 열린다’는 식으로. 그러면서 A급 예술인을 중심으로 분파들이 나눠졌어요. 그 분파가 경쟁을 통한 질 좋은 작품을 만든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그러나 작품대결보다 문화 권력 헤게모니를 휘어잡으려 해요. 연극판에서는 시쳇말로 ‘팬티를 빨아줘도 A급 인사가 있는 극단에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B급으로 가면 실력이 뛰어나도 답이 안 나온다는 얘기입니다.”
 
  ― A급 영화인은 누군가요. 원로배우나 원로감독들인가요.
 
  “유감스럽게도 영화계는 원로가 다 없어졌어요. 아니 쫓겨났죠.
 
  좌파 정부 10년간 원로 영화인들을 모두 쫓아냈죠. 지금 대한민국의 원로감독이 봉준호·박찬욱·김기덕 같은 감독이라면 믿기십니까.”
 
  ― 초로화(初老化) 현상이 심각하네요.
 
  “아버지 세대의 영화인을 부정하는 인적 교체가 이뤄졌는데 이것이 아버지 세대와 다른 색깔로 형식적·내용적 발전을 이뤄냈다면 모를까 권력싸움에 의해 그들을 배척하고, 그 이전의 한국영화를 부정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 안타까워요.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만든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이제 아시아 감독 중에 누가 칸에 올 수 있나’고 반문할 정도입니다. 한국 작품이 해외 영화제에 나가 감독상이나 배우상은 받아도 작품상은 못 받아요. 영화제의 그랑프리는 작품상입니다. 콘텐츠 생산이 세계 10위권이라지만 알맹이는 너무 부족해요. 대개 할리우드 영화를 벤치마킹한, 볼거리는 많지만 보고 나서 머릿속에 남는 건 없는 그런 영화가 돼 버렸어요.”
 
 
  ‘선거용 기획영화’는 사실상 ‘문화테러’
 
  ― 선거 때마다 기획영화가 판을 치고 있어요.
 
  “일부 좌파 세력이 영화 매체를 선동의 도구로 활용하는 방법은 주사파(主思派)의 필독서인 《영화예술론》을 근간으로 하고 있어요. 괴벨스의 말처럼 영화는 ‘인간의 무의식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매체’인 것이죠.”
 
  17대 대선 이후 정치색 짙은 영화로는 〈한반도〉(2006, 강우석), 〈화려한 휴가〉(2007, 김지훈), 〈부러진 화살〉(2011, 정지영),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추창민), 〈26년〉(2012, 조근현), 〈남영동1985〉(2012, 정지영),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2012, 오멸), 〈유신의 추억-다카키 마사오의 전성시대〉(2012, 이정황), 〈백년전쟁〉(2012, 김지영), 〈MB의 추억〉(2012, 김재환) 등이 있다.
 
  또 국정원 해체를 주장하는 〈자백〉(2016, 최승호), 〈무현, 두 도시 이야기〉(2016, 전인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제작 지원한 영화 〈광인〉(2016, 조재형·윤수안), 송강호와 독일을 대표하는 배우 토마스 크레치만이 주연한 〈택시운전사〉(2016, 장훈)도 있다.
 
  이 교수의 말이다.
 
  “제목만 보아도 알 수 있지만 대개 ‘우리민족끼리’류의 민족의식이나 반미감정, 박정희·전두환 정권 등 보수 정권에 대한 반감을 조장하는 내용이나 노무현 정권에 대한 우호적 의식을 담고 있는 영화들이죠.”
 
  ― 정치색 짙은 영화들이 나오는 이유는 뭔가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정권교체를 꼽을 수 있어요. 문화 권력을 확장하기 위해서죠. 둘째, 미래 권력 유지와 확보를 위해 필요합니다. 이는 문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죠. 마지막으로, 문화시장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입니다. 이를 위해 허상의 민중과 민족 개념을 상품화한 영화들이 러시를 이루고 있어요.
 
  ‘선거용 기획영화’는 사실상 ‘문화테러’입니다. 문화테러는 사회분열을 먹고 자라죠. 영화 매체를 통한 지속적인 문화테러는 대중으로 하여금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비하하는 말과 행동을 하게 합니다. 문화테러를 테러로 인식하지 못하는 대중은 어느새 대한민국을 혐오하는 국민이 돼 버렸어요.
 
  영화는 사실 그대로의 기록이 아닙니다. 문화소비자인 대중은 영화를 보면서 ‘영화가 지지하는 관점이 무엇인지’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되고 기능하고 있는지’를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보는 것은 ‘믿는’ 것이 아니라 ‘해석’하는 것이니까요. 영화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전달되는 선동에 속수무책으로 동화될 수밖에 없어요.”
 
 
  안보·안보의식 범위, ‘국가’와 ‘통일’에서 ‘문화’로 확장돼야
 
태극기 집회 다큐를 제작하는 모습. 최공재 영화감독이 집회 참가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 교수는 ‘문화안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위협하는 반(反)대한민국 이념과 정서에 대항해 대한민국 정통성과 정체성을 수호하는 것이 문화안보의 핵심이다. 이념 편향성 없는 건강한 문화생태계를 조성하는 것도 문화안보 범주에 든다.
 
  “좌파 문화 권력이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왜곡된 반대한민국 정서를 국민에게 전파하고 있는 현실에서 안보와 안보의식 범위는 ‘국가’와 ‘통일’에서 ‘문화’로 확장돼야 합니다.”
 
  ― 지금의 문화계 현실은 어떤가요.
 
  “야당은 촛불 시위로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고, 북한은 남한에 혁명정권 수립 기회가 왔다며 홍보합니다. 지금 종북 세력과 애국 세력 싸움은 대한민국 대(對) 반대한민국의 투쟁이죠.
 
  지금이라도 문화안보 의식을 진단하고, 위협에 대응할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좌파 문화 권력에 오염된 문화생태계에서는 어떠한 문화정책도, 문화의 다양성도, 표현 자유도 모두 공염불이죠. 문화안보는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 요즘 어떤 일을 하세요.
 
  “두 가지인데요, 태극기 집회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어요. 또 〈부역자들〉이란 제목의 다큐도 준비 중입니다.”
 
  ― 누가 부역자인가요.
 
  “부역자는 한마디로 배신자들이죠. 바른정당 의원들 말이에요. 좁혀 말하면 김무성·유승민·하태경 의원이죠. 영화는 세월호 참사부터 시작해 4·13총선을 앞두고 벌인 새누리당 공천파동, 최순실 게이트, 탄핵, 바른정당 분당 등 굵직한 사건들을 하나씩 들춥니다.”
 
  ― 제작비는 어떻게 마련합니까.
 
  “크라우드 펀딩을 하면 돈 벌려 한다는 오해를 살까 봐 지인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충당하고 있어요. SNS상에 하소연했더니 본 적도 없는 분들이 후원해 주셔서 힘들지만 재미있게 찍고 있어요. 3월 말이나 4월 초에 유튜브나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 공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물론 무료예요.”
 
  ― 다큐는 누가 찍고 있나요.
 
  “4명이 땀을 흘리고 있어요. 최공재 감독과 탈북자 출신 김규민 감독이 전면에, 제가 프로듀서와 촬영 겸 제작지원, 음정현씨가 조감독을 맡아 도와주고 있어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이 다큐가 문화안보의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월간조선 2017년 4월호 / 글=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등록일 : 2017-04-17 09:37   |  수정일 : 2017-04-21 16:26
  1. 프린트하기 
  2. 기사목록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 리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맨위로

하단메뉴

개인정보 취급방침독자센터취재제보광고문의조선뉴스프레스인스타그램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