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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전동휠, 규제와 보행자 안전 같이 없애나?

글 | 선수현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3-26 11:44

개인형 이동수단(PM)의 자전거 전용도로 주행과 무면허 운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민·관이 함께 참여한 ‘규제·제도혁신’ 논의를 통해 3월 18일 발표한 결과다. 개인형 이동수단은 도로교통법상 ‘원동기 장치 자전거’로 분류된다. 정격출력 0.59kw 미만의 원동기를 단 차는 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1종·2종 운전면허 또는 원동기 장치 자전거면허를 반드시 소지해야 한다. 인도와 자전거도로에서는 주행이 불가하고 원칙적으로 ‘차도’에서만 달릴 수 있고 술을 마시고 타면 음주운전이 적용된다.

개인형 이동수단의 이용률은 성장세에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개인형 이동수단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2017년 시장 규모는 2016년 6만 대에서 20% 이상 성장한 7만 5,000대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2022년 20만 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개인형 이동수단의 종류도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전동휠, 전동스쿠터 등에서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동시에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전동킥보드 사고는 233건. 2015년 14건에서 2016년 84건, 2017년 197건, 2018년 233건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불량·고장, 운행사고, 파손 등 다양한 원인 가운데 특히 2018년에는 이용자의 운전미숙 등으로 발생한 운행사고가 많았다. 2017년 46건에서 93건으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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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8년 전동킥보드 사고 현황. 자료=행정안전부
 
 
자전거·보행 겸용도로 77.3%, 위험방지 제도는 미비
 
국민권익위원회가 3월 20일 발표한 전동킥보드 관련 민원을 살펴보면 안전사고 우려가 잘 드러난다. 권익위에 등록된 1,292건의 민원 가운데 ‘인도, 자전거도로 등에서 운행을 단속해달라’는 내용이 501건(38.8%)으로 가장 많이 접수됐다. 현행법상 개인용 이동수단은 차도에서 운행해야 하지만 실제 자전거도로 등에서 주행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 자전거도로의 77.3%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여서 개인용 이동수단 이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보행자의 불만도 같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집계한 민원 사례다.
 
# ○○천 산책로 자전거도로에서 고속으로 이동하는 전동킥보드가 수시로 보입니다. 산책이나 조깅을 하는 사람들은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입니다. 자칫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으니 집중단속 해주시기 바랍니다.
# 전동킥보드가 공원 내로 진입하는 건 정말 위협적입니다. 최소한 주말에라도 단속을 해서 공원 산책 중 사고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없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 인도에서 킥보드 타는 사람들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오늘 아침에도 사고가 날 뻔 했는데 정말 불안해서 걸어다닐 수가 없어요.
 
다음으로 많이 제기된 민원은 287건(22.1%)을 차지한 ‘전동킥보드 관련 제도 정비 요구’였다. 그중 자전거도로 등으로 이용도로를 확대해 달라는 내용이 172건(59.9%)으로 주를 이뤘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차도를 이용하는 데 불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실제 다음과 같은 의견이 접수됐다.
 
# 자전거도로에서 개인이동수단(PM)을 단속하는데 이용을 허용해주었으면 합니다. PM은 차도로 다니기에 너무 위험한 이동수단입니다. 4차선 도로의 끝으로 25km로 달려야 한다는 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 저는 대체 어떤 길을 이용해야 합니까? 도로에 나가면 차량들이 몰아붙이고 위협하며 심지어 도로에 나오지 말라며 욕설을 퍼붓습니다. 그런데 자전거도로와 인도를 이용하면 불법이라며 단속을 합니다. 범법자가 아닌 당당한 권리로 자전거도로를 이용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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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30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2018 서울걷자페스티벌에서 전동 모빌리티 참가자들이 출발하고 있다. 사진=조선DB

그동안 개인형 이동수단은 그레이존(어느 영역에 속하는지 불분명함)에 해당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논의를 시작한 이유도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이 늘어나는 데 반해 불법운행과 사고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가 미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탑승자·보행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주행안전성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논의에 보행자가 보이지 않는다. 자전거도로를 단속해달라는 민원이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자의 민원보다 두 배 가까이 되는 상황이나, 개인형 이동수단의 진입 범위 확대와 운전면허 면제가 논의되고 있다. 그러는 동안 보행자의 안전은 어디서 보장받아야 하나.

 
등록일 : 2019-03-26 11:44   |  수정일 : 2019-03-2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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