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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사용자 18억명 돌파

유해 콘텐츠를 어쩌나 대기업들, 광고 빼? 말아?

글 | 김태형 주간조선 기자

20대 직장인 배우진(가명)씨는 평소 출퇴근길에 유튜브를 즐겨 보는 편이다. 유튜브 검색창에 원하는 키워드를 입력만 하면 관련 동영상이 셀 수 없이 나와서다. 애니메이션은 물론 해외 스포츠 경기까지 모두 무료로 시청이 가능하다. 배씨가 평소 즐겨 보는 유튜브 영상은 해외 애니메이션이다. 그런데 최근 배씨는 유튜브를 이용하다가 눈살을 찌푸릴 때가 늘고 있다. 아이들이 보는 만화를 가지고 만든 성인물이나 욕설이 섞인 자극적인 영상이 검색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유튜브에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엘사’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엘사19’ ‘엘사 임신’ 등과 같은 부적절한 관련 검색어들이 함께 나온다. 배씨는 “유튜브의 장점은 많지만 전 연령층이 유튜브를 이용하는 만큼 유해한 동영상에 대한 강력한 제재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튜브가 끊임없이 올라오는 유해 콘텐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유튜브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삭제한 유해 동영상은 약 830만개. 이는 대부분 스팸이거나 성인용 콘텐츠다. 지난해 유튜브 유해 콘텐츠 논란에 불을 지핀 결정적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유튜브에 동영상 한 개가 올라오자 세계가 떠들썩거렸다. 영상을 올린 사람은 15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인 로건 폴이었다. 그는 ‘자살 숲’으로 알려진 일본 후지산 인근의 아오키가하라에서 한 자살자를 발견한 모습을 그대로 촬영해 내보냈다. 로건 폴은 이 영상의 오프닝에서 “유튜브에서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다는 걸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자극적인 영상의 조회 수는 순식간에 6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영상이 삭제되기 전까지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영상을 본 사람들의 비난이 폭주하자 로건 폴은 하루 만에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일을 계기로 유튜브의 유해 콘텐츠 단속이 허술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합법과 불법 경계 넘나들어
   
   우리나라도 일부 유튜버들이 자극적인 영상을 올려 문제가 되고 있다. ‘앙, 기모띠’를 유행시킨 한 유튜버가 대표적이다. 이 유튜버는 아프리카TV BJ 시절부터 지역 비하 같은 차별적 발언을 일삼아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의 유튜브 영상에는 여전히 많은 욕설과 비속어가 나온다. 이 밖에도 초등학생을 때리고 도망가는 영상 등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콘텐츠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이렇게 자극적인 영상들이 꾸준히 올라오는 이유가 있다. 바로 돈이다.
   
   현재 유튜브는 월 방문자 수 2000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 동영상 서비스로 급부상했고 국내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광고를 싣고 있다. 유튜브는 연간 4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광고 매출 중 일부를 조회 수에 따라 동영상 제작자에게 지급한다. 일부 유튜버들은 이런 영상들을 통해 조회 수를 높여 광고수익을 늘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유튜브의 유해 콘텐츠가 유튜브 사용자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유튜브에 광고를 공급하는 기업들에도 큰 고민이다. 지난해 3월 미국 이동통신사 AT&T는 “우리 광고가 테러리즘과 증오범죄를 부추기는 유튜브 영상에 나란히 올라 있는 것을 매우 우려한다”며 “유튜브 등에서 모든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AT&T가 유튜브 광고 보이콧 선언을 한 이유가 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백인우월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 테러조직 등이 올린 영상 오프닝에 자사 광고가 나왔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는 구글이 기업들이 의뢰한 광고를 유튜브나 제3자 웹사이트에 자동으로 붙게 하는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어서다. 이 시스템은 광고를 붙이지 말아야 할 요소가 포함된 동영상들을 자동으로 탐색해 걸러낸다. 그런데 이 필터링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AT&T를 시작으로 유튜브를 보이콧하는 기업들이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소아성애 성향을 나타내는 콘텐츠에 대기업 브랜드 영상이 따라붙으면서 아디다스, 도이체방크, HP 등이 잇따라 유튜브 보이콧에 동참했다. 이에 구글 측은 “AI가 영상을 걸러내는 데 미흡한 점이 있었다. 부적절한 콘텐츠를 포함한 동영상에 대한 필터링 강화, 콘텐츠 리뷰 팀의 인력 충원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글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유튜브의 광고 플랫폼 전반에 의심을 품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월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CJ제일제당이 유튜브 광고 계약을 일부 해지한 바 있다. 한국인을 비하하는 혐한 동영상에 CJ제일제당 제품의 광고가 나간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시 유튜브 영상에는 ‘중국인들이 한국산 세탁기와 TV를 대형 망치로 부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3개월 동안 삭제한 동영상 830만건
   
   결국 지난 4월 유튜브는 공식블로그를 통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시행보고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유튜브에서 삭제한 동영상이 830만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9만건이 삭제된 셈이다. 유튜브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의 콘텐츠 관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에 담긴 내용은 이렇다. ‘유튜브는 AI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해 200만건의 예비시험을 거쳤다. 문제가 되는 콘텐츠를 AI 알고리즘이 자동 감지하면 해당 영상물을 사람이 직접 검토하고 실제로 유튜브의 정책에 위반되는지 판단하는 작업이 200만건 영상에 적용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판단능력이 강화됐다.’
   
   유튜브의 노력에 광고 보이콧을 결정했던 기업들의 마음도 다시 움직이는 중이다. 지난 4월 유튜브 광고를 중단했던 프록터앤갬블(P&G)이 1년여 만에 보이콧을 철수했다. P&G가 처음 유튜브 광고를 중단한 건 2017년 3월. 당시 인종차별이나 IS와 같은 테러조직이 올린 영상에 광고가 붙으면서 기업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이유에서였다. P&G는 회사가 검토하고 승인한 유튜브 영상에만 광고를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유튜브 광고를 중단했던 다른 기업들도 다시 유튜브에 광고를 게재하고 있거나 게재를 검토 중이다.
   
   현재 유튜브의 로그인 사용자 수는 18억명이다. 지난해 15억명에서 무려 3억명이 증가한 수치다. 유해 콘텐츠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튜브의 성장세는 멈출 줄 모른다. 하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만큼, 유튜브가 유해 콘텐츠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튜브는 유해 콘텐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해 영상물 처리 인원을 올해 말까지 대폭 충원할 계획이다. 유튜브는 “극단주의, 테러리즘, 인권 분야 전문가를 투입했고 지역 전문가 부서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등록일 : 2018-06-08 09:25   |  수정일 : 2018-06-0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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