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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의 꽃, 빙상 키운 빙상연맹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글 | 유슬기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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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2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_빙상연맹의 처벌을 요구하는데 약 57만명이 참여하고 있다

 
동계올림픽의 꽃은 빙상이다. 스피드 스케이팅, 쇼트트랙, 피겨 스케이팅은 오랜 시간 한국인에게 기쁨과 긍지를 선물해준 고마운 종목이다. 그런데 이 꽃을 키운 연맹이 진흙탕이다. ‘메달이라는 열매에 가려진 빙상계의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관중은 메달에도 환호하지만, 그 과정이 공정하고 아름다울 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 현재의 빙상은 박수를 치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석연치 않다.
 
징조는 올림픽 전부터 드러났다. 심석희 선수가 코치의 폭행 문제로 선수촌을 이탈했다. 노선영 선수는 연맹의 실수로 올림픽 출전 자격이 박탈됐다가 가까스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빙상연맹과 관련된 국민 청원은 94건 올라왔다. 126일 빙상연맹 김상항 회장은 공식 사과했다. “최근 빙상 국가대표팀과 관련된 문제들로 심려를 끼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발생한 문제들의 재발 방지를 약속드리며 올림픽 후에는 후속조치로 연맹 쇄신방안을 마련할 것이며 남은 기간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표팀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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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전 부터 잡음이 많았던 빙상연맹_뉴스캡처

빙상의 꽃을 키운 연맹이라는 진흙탕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222일 현재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에 약 57만 명이 참여했다. 역대 최고 수치다. 여기에는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 노선영 선수를 두고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박탈 청원도 포함돼 있다. 여자 팀추월 경기는 빙상계의 파벌싸움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한 사건이었다. 세 명이 한 몸으로 뛰어야 하는 경기에 한 명의 선수가 외딴 섬처럼 나뉘어 들어왔다. 경기의 룰을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기이한 광경이었다.
 
김보름 선수와 백철기 감독은 쏟아지는 비난 여론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선영 선수가 마지막에 뛰기를 자원해서 그렇게 되었다는 것인데, 노선영 선수는 바로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마지막 경기, 세 사람은 팀추월 7-8위전에 출전했지만 이전 경기보다 낮은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중계하는 해설위원도, 지켜보는 관중도, 뛰는 선수도 살얼음판 같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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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_뉴시스

빙상연맹을 바라보는 두 가지 분석
 
빙상연맹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에 대해 두 가지 분석이 나온다.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이 지휘하는 파벌싸움이 있다는 것이다. 소치올림픽에 러시아 국적으로 출전한 안현수 선수의 아버지 안기원는 당시에도 전명규 회장 라인에 들지 못했던 안현수 선수가 파벌 싸움에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안현수 선수는 전명규 회장이 교수로 있는 한체대 출신이다. 하지만 실업팀으로 성남시청을 선택해 전 회장 라인에서 제외됐다. 현재 빙상 국가대표 선수 중 전명규 회장 라인이 아닌 선수로 분류되는 건 최민정(성남시청) 선수 뿐이라고 한다.
 
두 번째 분석은 전명규 부회장과 이를 내몰려는 반대 세력의 다툼이 드러난 양상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김보름, 박지우 선수와 노선영 선수의 갈등은 이 두 세력의 대리전이라고 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의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이는 구악과 신악의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빙상연맹의 전 리더였던 장명희 전 회장이 구악’, 전명규 세력이 신악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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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 후 이상화 선수와 고다이라 선수_뉴시스


결과만큼 과정이 아름다운 빙상을 위하여
 
전명규 부회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국 빙상계에 새 역사를 쓴 대부라는 성찬과, 이후 제왕적 권력으로 빙상계를 자기만의 왕국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다. 이 둘은 진실의 양면이다. 실제로 그와 제자들이 획득한 메달은 800개에 달한다. 동계 올림픽 불모지에서 피워낸 값진 성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에게 파벌 조성과 선수 폭행이라는 폐단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라는 비난을 퍼붓기도 한다.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빙상연맹이 시험대에 올랐다. 메달제조기를 보고 싶은가, 진정한 스포츠맨을 보고 싶은가. 메달 수가 늘어난만큼 관중의 의식도 성장했다. 이들은 이상화를 앞질러 금메달을 딴 일본의 고다이라 선수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 둘에게서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았기 때문이다. 올림픽 폐막까지 꼭 3일이 남았다. 올림픽이 끝나면 김상항 빙상연맹 회장의 약속대로 연맹의 쇄신이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4년 간의 암투 후 메달은 이제 빛을 발한다. 빙상강국 한국의 빙상이 진흙탕에 피어난 연꽃이 아니라, 옥토에서 자란 나무가 되어야 할 때다.  
등록일 : 2018-02-22 16:23   |  수정일 : 2018-02-2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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