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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병원 장기자랑 논란, 10년간 바뀌지 않은 간호사 근무환경

글 | 유슬기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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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성심병원 장기자랑' 보도 내용 갈무리

 
한 직종에서 10년을 보낸 사람은 전문가로 인정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간호사의 경우, 10년이 지나면 현장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2015년 대한간호협회 조사에 따르면 신규 간호사의 평균 이직률은 33.9%. 2016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간호사 76%가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이유로 열악한 근무환경과 극심한 노동강도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이 때문에 평균 근속연수는 8.25년을 넘지 못한다. 병원은 여성근무자의 비율이 높은 곳이지만 성평등에 있어서는 사각지대다.
 
이직율은 높지만 업무 환경이 개선되지는 않는다. 현장에서는 늘 사람이 모자란다. 수급불균형 때문에 현직 간호사의 노동 강도는 더 높아진다. 간호사협회의 자료에 나온 이들의 근로 여건을 보면 간호사 1명당 담당환자 수가 외국보다 높다. 캐나다 호주는 4, 미국은 5.4, 일본은 7명을 담당하는 데 비해 한국의 간호사는 평균 19.5명을 담당한다 간호사협회는 “10년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 출산과 육아를 양립할 수 없는 근무환경은 경력을 단절시키거나 이직을 생각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통계가 지난 10년간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10년 동안 변하지 않은 근무 환경
 
지난 14일 열린 간호정책 선포식에서 간호사들은 이를 개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 일이 불거져 나온 건 성심병원에서 열린 장기자랑 대회 때문이다. 페이스북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 올라온 이 대회에서 간호사들은 핫팬츠에 톱을 입고 걸그룹 안무를 하고 있었다. 그들이 겪는 업무의 압력에는 이런 일들도 포함돼 있었다.
 
한림대 성심병원을 소유한 일송학원의 윤대원 이사장은 14일 사과문을 발표해 다시는 사회적 물의가 재발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 속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깊은 사과와 송구스러운 마음을 표한다. 이해와 관용을 베풀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송가족 단합대회는 마치, 추석 명절과 같은 모든 재단 구성원과 가족들이 함께하는 잔치의 날이며 좋은 행사의 계획에도 불구하고 장기자랑에서 보여준 심한 노출이나 여러 모습이 선정적으로 비추어졌다고 덧붙였다.
 
그의 해명은 더욱 논란을 낳았다. 매년 이런 식의 춤 강요가 이루어져 왔음에도, ‘모든 재단 구성원들이 함께 하는 추석 명절 같은 잔치날이라는 해명에 이에 대한 이해와 관용을 부탁하는 말은 문제의 논점을 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 하루의 잔치를 위해 간호사들은 3주 전부터 낮 근무를 마친 뒤 밤늦게까지 연습을 하고 다음날 새벽에 출근해야 했다. 병원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동원해 휴일 근무를 강요하기도 했다. 여기에 시간외수당은 지급되지 않았다. 더구나 강동성심병원의 경우 직원들의 임금을 240억 가량 체불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논란이 됐다.
 
누구를 위한 잔치인가
 
의료연대본부는 간호사의 노동강도는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 방광염에 걸릴 정도로 심각하다. 병원의 이런 무분별한 노동착취는 간호사들이 환자 간호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 의료서비스의 질을 낮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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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영상, 장기자랑의 폐해가 어제 오늘일이 아님을 말해준다_동영상 캡쳐

현재 동영상 사이트에서 성심병원을 검색하면 약 2만 개의 동영상이 나온다. 조회수가 50만 건이 넘은 영상도 있다. 해당 병원에 근무 중인 간호사는 터질 게 터졌다고 말했다. 신입 간호사들은 입사하면서부터 장기자랑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하고, 임신 한 간호사도 체육대회에 동원돼 몇 달 전부터 응원을 연습해야 한다. ‘위에서 찍히기때문에 이에 대해 반발하지 못하고,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환자 유치 마일리지 적립’이, ‘정치인 후원금 모금도 두 말 없이 해내야 한다. 이렇게 심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쌓인 상황에서 환자에게 실수를 하거나 병원을 그만두는 악순환이 계속되어 왔다는 것이다.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에는 내가 연습생인지 간호사인지 헷갈린다라고 써있다. 더 짧은 옷을 입으라, 더 유혹적인 표정을 지으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받으면 수치심이 든다는 증언도 있었다. 글과 영상이 알려지자 네티즌은 북한의 기쁨조를 본 줄 알았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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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숲에 올라온 글_캡처

이 일이 비단 성심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다른 병원 간호사들도 입을 열었다. 익명의 글을 올린 한 간호사는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이다. 신규 때 동기들과 송년회에 교수, 전공의, 타과 간호사들 앞에서 춤을 추어야했는데 동기들과 댄스학원까지 알아봤지만 근무시간과 맞지 않아 포기했다. 오프에도 쉬지 못하고 동기 집에서 연습했고 송년회에서 입어야하는 옷까지 개인사비로 구입했다고 썼다. 대한간호협회는 앞으로 간호사인권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15일부터 한림대의료원 산하 성심병원 5곳에 근로 감독을 실시한다.
 
 
등록일 : 2017-11-15 11:24   |  수정일 : 2017-11-1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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