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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성 조산서 지켜본 중국의 ‘불교 굴기’

글 | 김대현 주간조선 기자

▲ 지난 7월 9일 중국 장시성 이황현 소재 보적사에서 조동종 선학 연구에 관한 국제행사가 열렸다. 국내에선 영담 스님 등 21명의 조계종 소속 승려가 참가했다.
지난 7월 9일 오후 3시30분. 중국 장시성(江西省) 푸저우시 외곽의 이황(宜黃)현 소재 조산(曹山) 입구. 산 중턱에 위치한 보적사(寶積寺) 진입로는 포장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듯했다. 한여름 뙤약볕에 녹은 아스팔트는 계속해서 신발 밑창을 잡아당겼다. 주변 곳곳에 쓰다 남은 도로포장용 아스콘도 보였다. 도로변에 조성된 잔디는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잎이 누렇게 말라 있었다. 사찰 입구의 표지석도 급하게 조성한 흔적이 역력했다.
   
   
   제1차 조동종 국제 심포지엄
   
   지난 7월 9일 이 사찰에서 ‘제1차 조동종(曹洞宗)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조동종은 중국에서 시작된 선종불교의 한 종파로, 한국과 일본에도 해당 종단이 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중국 측은 총 200억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적사 측은 “지난 4월 정부의 최종 허가를 받고 행사를 준비하는 바람에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여러 차례 참석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일부 참가자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중국 특유의 밀어붙이기식 일처리를 보는 것 같다”고도 했다.
   
   한국·일본·대만·스리랑카 등 외국에서 온 승려와 불교학계 인사 200여명은 이날 보적사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영담 스님을 비롯해 경담·이암·정산·덕현·원타·심우·현민 스님 등 21명의 승려와 민간 불교 관계자 60여명이 이 행사에 초대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홍걸씨와 이석 황실문화재단 이사장도 눈에 띄었다.
   
   중국 종교사무국과 장시성 종교문화교류협회 등에서 동원한 현지인을 포함하면 이날 개막식 참가자는 2000여명에 달했다. 현지 통역을 맡은 조선족 강명추씨는 “군(郡)단위 사찰에서 열리는 행사에 이렇게 많은 외국인이 모인 건 보기 드문 일”이라고 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불교 관련 국제행사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2009년 중국 장쑤성 우시(無錫)에서 열린 세계불교포럼 당시 주최 측은 전세기까지 동원하며 1000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당시 중국 종교당국은 거대한 불교 성지를 새로 조성하다시피했고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불교가 뿌리내린 전 세계 50여개 국가의 승려와 종교학계 인사들을 대거 초대했다. 당시 행사에 참가했던 한 불교계 인사는 “중국의 불교문화가 아니라 행사 규모에 압도당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저장성 닝보(寧波)시에서 열린 ‘한·중·일 불교 우호교류대회’ 때도 중국 종교국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참가자들을 극진히 환대했다.
   
   종교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중국이 이처럼 큰돈을 들여 불교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불교 종주국으로서 이른바 패권(覇權)을 가져가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불교는 인도에서 시작됐지만 동북아 지역으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상당했다. 특히 6~7세기 수나라와 당나라를 거치며 불교가 황금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토양이 마련됐다. 국가 위상이 ‘G2’로 높아진 중국이 최근 불교문화를 주도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역사적 배경이다.
   
   
   불교 종주국의 패권 되찾자
   
   중국 측은 지난 7월 8일부터 12일까지 장시성 이황현 보적사에서 진행한 조동종 국제 심포지엄에서도 이런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조동종은 보적사가 자리 잡은 이황현 일대 조산에서 태동한 선종불교의 한 축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이 자신들을 중심으로 법맥을 이을 수 있는 종파로 여긴 듯하다. 조동종은 선학 5가의 계보를 잇는 혜능(慧能)의 제자 가운데 동산 양개(洞山良价)와 조산 본적(曹山本寂)이 창시한 종파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조산 본적의 ‘조산’이 바로 보적사가 자리 잡은 산이다. 중국 종교국이 장시성의 궁벽한 시골 마을에서 국제행사를 허가하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것은 결국 이곳을 불교문화의 성지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적사 측은 매 3년마다 조동종 연구를 위한 국제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다.
   
   보적사 방장(주지)인 양리(養立)는 이에 대해 “1993년 우리는 한국·일본과 ‘불교 황금유대’를 제의한 바 있다. 조동종은 한국과 일본에도 법맥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3국이 교류의 중심으로 삼을 만하다. 정부와 장시성, 푸저우시, 이황현이 불교 부흥을 위해 이번 행사를 적극 지지했다”고 말했다. 비구니(女僧)인 양리는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의사자격증 소지자다. 그는 “신체의 병을 치유하는 것보다 사람의 마음과 우리 사회 여러 문제를 치유하고 다스리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출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불교는 사회주의를 받아들이고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한때 그 명맥이 끊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동종의 경우 발상지인 중국보다 일본에서 더 활성화돼 있다. 일본 내에는 1600여개의 조동종 소속 사찰이 있다. 과거 중국은 불교문화 부활을 위해 엘리트 승려들을 일본으로 유학 보내기도 했는데, 이들이 1980년대 이후 중국으로 돌아와 불교문화를 되살리는 역할을 맡았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중국 측 불교학계 한 인사도 “조동종의 수련 방식은 일본서 배워올 필요가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반면 일본 측에서 이번 행사에 참가한 승려들은 조동종 법맥의 정통성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자연재앙이나 질병 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불교가 나름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주제 발표만 했다. 중국 중심의 불교를 경계하는 것으로 보였다. 한국에도 대한불교 조동종이 있고 소속된 사찰도 여러 개다. 조계종 인사들은 그러나 “중국 선종의 명맥 또한 조계종이 잇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불교 성지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지방 발전과 관광 콘텐츠 개발과도 연계돼 있다. 장시성의 성도인 난창은 공항 등의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국내외 관광객들이 장시성을 방문할 때 반드시 난창을 거쳐간다. 그러나 여기서 차량으로 2시간 거리에 있는 푸저우는 외지인이나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많지 않은 지역이다. 중국 중앙정부와 장시성 입장에서 제2, 제3의 도시를 육성하려면 단순히 건설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 발전을 견인할 콘텐츠가 필요한데 조동종의 발원지라는 점이 상품성이 있다고 보는 것 같았다. 현재 푸저우를 대표하는 인물은 명대를 대표하는 문학가 탕시안주(湯顯祖)다. 탕시안주는 셰익스피어와 같은 해인 1616년에 사망했기 때문에 ‘중국의 셰익스피어’로도 불린다.
   
   난창에서 온 20대 자원봉사자는 “장시성에서 제일 유명한 곳은 경덕진이라고 불리는 도자 마을이다. 한국어 통역으로 뽑혀 이곳에 오기 전까지 보적사라는 절이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 그런데 국제행사를 하고 나면 향후 몇 년 안에 이 일대가 큰 관광지로 개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내 불교계 일부 인사는 “중국이 불교를 상품화하는 부분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비판론을 펴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불교를 과감하게 육성하는 이면에는 기독교 등 타 종교의 국내 유입 또는 확산을 제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현실에 순응하는 불교문화의 특성을 고려할 때 중국공산당이 정치적으로 불교를 장려하는 측면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중국 내 불교 신자는 약 1억명 수준. 사후세계(정토사상)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중국 내 불교인구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담 스님의 말이다. “지금 중국 불교는 수·당 시대 이래 제2의 부흥기를 맞을 여건이 충만하다. 물질만능시대를 맞아 참선을 통해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선학사상은 중국인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등록일 : 2017-08-07 09:02   |  수정일 : 2017-08-0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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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  ( 2017-09-12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0
뭐에 쓰는 물건인고? 달아서 파나 아니면 길이로 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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