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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한 맥도날드, 들끓는 햄버거병 '햄버거 포비아'

글 | 유슬기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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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맥도날드 매장_뉴시스

 
비오는 월요일, 갑자기 쏟아진 비로 사람들이 처마 밑으로 모여들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합정역 10번 출구 앞, 버스를 기다리는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선 곳은 프랜차이즈 햄버거집의 처마 아래였다.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밖은 오가는 사람들로 어수선한데 벽 안 쪽은 한산한 적막이 흘렀다. 시간은 오후 1, 늦은 점심을 하는 이들로 북적이던 평소의 모습과는 달랐다.
 
실제로 프랜차이즈 햄버거집을 이용하는 이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프랜차이즈 포비아라는 말도 생겼다. 지난 9월 경기 평택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해피밀햄버거를 먹은 4살 여자 아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려 신장 기능의 90%를 잃고 하루 10시간씩 투석 중이라는 보도가 알려지면서다. 투석은 배에 뚫어놓은 구멍을 통해 복막으로 이루어진다. 당일 아이가 먹은 해피밀어린이 전용 메뉴. 시즌별로 다른 장난감을 주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그런데 이 메뉴를 먹은 어린이가 햄버거 병에 걸렸다.
 
어린이를 위한 메뉴, 해피밀
 
햄버거병, 즉 용혈성요독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HUS) 환자는 최근 6년간 24명 발생했다. 11일 질병관리본부가 2011~2016년 환자 443명에 대해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연령으로 보면 0~4세가 58.3%5세 미만 소아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12.5%5~9세다. 영유아와 소아 등의 발병이 많다. 잠복기는 짧게는 이틀, 길게는 열흘 정도다. 환자가 겪는 증상은 무증상부터 발열·설사·혈변·구토·심한 경련성 복통 등까지 다양하다. 환자의 10% 정도는 용혈성 빈혈, 혈소판감소증, 급성 신부전 등의 증세를 보이다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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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전용 메뉴 해피밀_홈페이지 자료사진

지난 9월 엄마와 함께 햄버거집에 온 아이는 해피밀 세트를 먹고 2~3시간 후 배가 아프다고 말했다. 설사를 하던 아이의 변에 피가 섞여 나왔다. 사흘 후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출혈성 장염과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2달 만에 퇴원했지만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피해자측 법률 대리를 맡은 황다연 변호사는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주로 고기를 갈아서 덜 익혀 조리한 음식을 먹었을 때 발병하는데 미국에서는 1982년 햄버거에 의해 집단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햄버거 속 덜 익힌 패티가 원인이었고 후속 연구에 의해 그 원인은 'O157 대장균'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 햄버거를 먹기 전까지 활발하게 뛰어놀던 건강한 아이였고 당일 햄버거 외에 다른 음식은 먹지 않은 상태에서 약 2시간 후부터 복통과 구역, 설사 증상이 시작됐다""햄버거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입될 여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동의 어머니인 최은주 씨도 처음부터 고소를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CBS 라디오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맥도날드는 당일의 CCTV 영상을 보여달라는 요구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또 사과 여부에 대해서도 맥도날드 쪽에서는 전혀 (사과하지 않았고).. 그냥 '안타깝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통화를 종료합니다’ 라고 했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사람이니까 실수할 수 있고, 사고도 일어날 수 있다.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일어난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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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아동의 어머니 _뉴시스

병의 원인으로 지목된 햄버거 회사는 반박했다. 맥도날드는 지난 10"용혈성요독증후군이 햄버거병이라는 용어로 통칭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맥도날드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은 수없이 다양하며, 특정 음식에 한정 지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사건이 알려진 직후인 6일에는 "당일 해당 매장에서 같은 제품이 300여개 판매됐지만 제품 이상이나 건강 이상 사례가 접수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패티의 경우 정해진 조리 기준에 따라 '그릴'이라는 장비를 통해 상단 플레이트 218.5, 하단 플레이트 176.8도로 셋팅돼 동시에 8~9장이 구워진다""당일 해당 매장의 식품 안전 체크리스트는 정상적으로 기록됐고, 해당 고객의 민원으로 같은 해 1018일과 올해 620일 등 관할 시청 위생과에서 두 차례에 걸쳐 매장을 방문해 위생 점검 실시했지만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 직원, 패티 덜 구워질 수 있다
 
맥도날드에 근무했던 전, 현직 직원들의 주장은 다르다. 실제로 맥도날드에서 2년 가량 조리 및 정리 담당 직원으로 일했던 한 남성은 10일 기자와 만나, “패티를 구울 때 위치에 따라 굽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릴의 온도가 장기간 사용한 뒤에는 낮아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햄버거를 먹던 손님이 이 부분에 대해 항의해서 바꿔주는 경우도 자주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이 체크리스트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특히 어린 아이의 경우, 패티의 굽기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덜 익혀진 패티를 전부 다 먹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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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도화면_캡처

아직까지 피해 아동은 보상을 받지 못했다. 현재까지 치료비는 피해 아동의 가정에서 부담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피해아동 가족이 맥도날드 한국법인을 식품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5일 고소한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당시 검찰이 고소장을 접수하고도 경찰에 사건을 내려보내 수사지휘만 해 검찰의 소극적 대응으로 피해가 커졌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햄버거병 사건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같은 부서에서 맡았다. 수사의 쟁점은 맥도날드 측이 덜 익은 패티의 위험성을 알고도 이에 대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는지 여부다.
 
질병관리본부는 "HUS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씻기, 음식 익혀먹기 등 수인성, 식품매개 감염병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식사 전에 반드시 음식이 완전히 익었는지 확인하고 복통·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등록일 : 2017-07-11 14:53   |  수정일 : 2017-07-1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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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만  ( 2017-07-11 )  답글보이기 찬성 : 2 반대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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