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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그때는 안 되고 지금은 된 이유

글 | 유슬기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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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7일 구속된 이재용 부회장_사진 뉴시스

 
삼성그룹 총수가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장심사가 7시간을 넘긴 것도 영장실질심사제가 도입된 1997년 이후 최장이었다. 21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약 7시간 30분 간 치열한 법정공방을 거쳐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상진 사장의 심사 결과는 엇갈렸다. 이재용 부회장은 17일 전격 구속됐다. 박상진 사장은 홀로 귀가했다. 특검팀은 이번 영장청구에서 첫 번째 구속영장 청구보다 두 배 많은 자료를 제출했다. 특검의 윤석열 수사팀장, 한동훈 검사가 심사법정에 직접 나섰다. '특검의 총력전'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19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첫 번째 구속영장 청구에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범죄 사실에 대한 소명 여부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이 부회장에 대한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새롭게 구성된 범죄 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그가 받는 혐의는 다음과 같다.
 
1. 횡령 및 뇌물공여 : 회삿돈을 빼돌려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 일가에 430억원대 특혜 지원을 한 혐의
 
2. 재산 국외 도피 :1과 관련 신고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재산을 국외로 반출한 혐의
 
3.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 특혜 지원 사실을 감추기 위해 위장 계약한 혐의
 
4.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사실과 다르게 진술한 혐의
 
쟁점은 대가성, 구체적 청탁 단서 확보  
 
뇌물공여자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뇌물수수자로 간주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도 보다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가장 쟁점이 된 부분은 뇌물공여 혐의와 관련한 대가성 여부였다. 특검팀은 "경영권 확보 등을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하고, 최순실씨에게 수십억원의 돈을 건넸다"고 주장했고, 이 부회장 측은 "강요에 의한 피해를 입은 것"이라는 반박으로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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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윤석열 수사팀장_사진_뉴시스

대가성 여부가 최대 쟁점인 상황에서 법원이 특검의 손을 들었다. 특검은 보강수사 과정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에도 청와대가 공정거래위원회를 동원해 삼성의 주식 매각 규모를 줄여주는 등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운 것으로 파악했다. 또 "이 부회장이 2016년 2월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할 때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문제를 청탁했다"며 새로 확보한 자료와 관련자 진술들을 제시했다. 1차 영장 청구 때 찾지 못한 '구체적인 청탁'의 단서를 내놓은 것이다. 이 부회장이 최씨에게 건넨 자금에 대해 대가성이 있을 여지가 있다는 점을 법원이 어느 정도 인정한 이유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특검은 박 대통령을 향한 뇌물죄 수사의 추진동력을 얻게 됐다는게 법조계 평가다. 뇌물수수자로 지목받는 박 대통령을 향해 '대면조사를 받으라'는 여론 압박이 보다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검의 칼과 삼성 방패의 싸움
 
삼성에서는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의 문강배 변호사, 송우철 변호사, 이정호 변호사, 권순익 변호사, 오명은 변호사 등 1차 영장실질심사에 나섰던 5명에 더해 검찰 법무연수원장 출신 조근호 변호사와 김준모 변호사 등 모두 7명을 투입했다. 문강배 변호사는 판사 출신이며 권순익 변호사 또한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역임했다. 이정호 번호사는 대전지검 특수부장을 지냈다.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이 부회장과 삼성측은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항변하면서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적용한 뇌물공여죄의 대가성 부분에 집중했다. 특히 삼성측은 "우리는 부당한 강요의 피해자"라는 논리로 뇌물을 제공했다는 특검의 주장을 반박했다. 통상 뇌물죄의 경우 금품을 건넨 사실관계 자체를 놓고 다투는 게 대부분이다. 피의자가 금품을 건넨 사실자체를 부인하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다고 보고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공방은 특검과 이 부회장은 돈을 건넨 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상태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자금 등의 성격을 놓고 해석 차이를 보이는 양상이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사라져
 
또 주요 기업인에 대한 재판에서 자주 등장했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라는 문장도 사라졌다. 그동안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는 범죄를 저지른 재벌 총수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릴 때 사용되어온 문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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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속된 박상진 승마협회장_사진_뉴시스
 
박상진 승마협회장은 기각

한편 최순실씨 일가 특혜 지원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그는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홀로 귀가했다. 승마협회장이기도 한 박 사장은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9월 독일 현지로 건너가 최씨를 직접 만나는 등 삼성그룹이 최씨 일가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각종 실무를 담당했다.
 
박상진 사장의 영장실질심사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피의자의 지위와 권한 범위, 실질적 역할 등에 비추어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박 사장이 이 부회장의 지시를 실행에 옮겼을 뿐, 범행을 주도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최씨에게 넘어가는 과정을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고, 이 부회장의 지시를 거절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다고 본 것이다.
 
 <글=유슬기 기자> 
 
등록일 : 2017-02-17 10:36   |  수정일 : 2017-02-1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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