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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수면시간 OECD 국가 중 ‘최하위’

글 | 시정민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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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불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일상의 스트레스 등이 현대인들을 잠 못 들게 한다. 잠 못 이루는 한국인의 밤은 숫자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41분으로 OECD 18개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인 8시간 22분보다 40분이나 짧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성인 인구는 전체의 12%인 4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심각한 불면증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도 급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2015년) 불면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93만 명을 넘어섰다. 2011년 약 32만 5000명에서 2015년에는 72만 1000여 명으로 나타났다.
 
수면은 몸의 생체리듬을 유지하고 신체의 회복 기능을 높인다. 특히 수면을 통해 뇌에서 분비가 왕성해지는 멜라토닌은 항산화 작용과 노화 방지뿐 아니라 수면 리듬을 조절해 항암 작용, 혈압 및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면역력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이 같은 점에서 수면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생체리듬이 깨지고 면역력 저하로 이어지기 쉽다. 집중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만성피로, 당뇨병, 뇌졸중과 같은 성인병에 걸리기 쉽다. 뇌의 충동 조절 기능에 문제를 일으켜 우울증과 자살 위험 등을 불러오기도 한다.
 
수면은 활기차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무한 경쟁시대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은 ‘쉬는 시간’ 즉 ‘일하지 않는 시간’이라고 치부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공부를 위해 덜 자려고 하는 중,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4시간 자면 시험에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4당 5락’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질 정도로, 잠을 줄이는 것이 성공의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적절한 수면 시간은 개인에 따라 다르나 미국 수면의학회(AASM)와 수면재단 등은 성인의 경우 하루에 최소 7시간 이상을 자라고 공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바쁜 현대인들의 경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과중한 업무와 학업 등을 이유로 일부러 카페인 음료에 의존해 잠을 줄이기도 한다.
 
심리적, 정신적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많은 사람들이 불면증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쉽게 접하는 해결책이 수면제다. 그러나 수면제 복용 시에는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수면제는 일시적인 대안일 뿐 2~3주 이상 장기 복용할 경우 내성이 생겨 효과를 보기 어렵고, 수면제를 끊을 경우 불면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특히 수면제의 주요성분인 벤조디아제핀은 과다 복용 시 무기력과 혼수상태에 이를 수 있다.
 
수면제 '졸피뎀', 수면마취제 '프로포폴' 중독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고, '유튜브'에서 ASMR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이라는 수면 유도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이유 또한 '불면 사회'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ASMR은 자율,감각, 쾌락,반응의 줄임말이다. 연필로 종이에 글자를 쓰는 소리, 라텍스 비닐장갑이 내는 소리,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 등으로 수면을 유도한다. ASMR은 과학적 근거가 입증되지 않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ASRM에 의존해 잠을 청하고 있다. ASMR 동영상을 올리는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데이나'(DANA)의 구독자는 37만 명, '미니유'의 구독자는 30만 명에 이른다.
 
◇글로벌 리더들도 적절한 수면 시간을 강조
 
글로벌 미디어그룹 허핑턴포스트의 창립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2007년 4월 사무실에서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검사 결과 밝혀진 원인은 수면 부족. ‘잘 나가는 CEO의 흔한 이벤트’로 지나칠 수 있었던 그날의 경험 이후 허핑턴은 잠의 가치를 깨닫고, 지난해 4월 <수면 혁명>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책에서 “하루에 8시간씩 자고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특히 앞으로의 비즈니스 세계는 더 그럴 것이다. 수면부족은 산업화된 세계를 쫓아다니는 망령이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하지 않는가. 과거의 기준으로 성공을 이룰 수 없다.”면서 “수면 부족으로 생산성이 얼마나 저하되는지를 근무 일수로 환산하면, 미국 근로자당 연간 11일이 넘고 비용으로는 약 2280달러에 달한다. 그 결과 미국 경제는 잦은 결근과 근로자 집중 부족으로 연간 총 630억 달러 이상의 수면 부족 비용을 치르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리더들 또한 자신의 수면 부족을 자랑삼지 않고 잠을 당당하게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 경영자 사티아 나델라는 하루 8시간을 자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최고경영자 제프 베조스와 캠벨 수프의 데니즈 모리슨 역시 8시간 숙면을 강조했다.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는 하루에 8시간 반 이상을 잔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8시간 숙면을 해야 제대로 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근로자의 수면권을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맥킨지 등에서는 수면 전문가를 고용했고, 마크 베르톨리니가 CEO를 맡고 있는 애트나에서는 직원들에게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한 날수에 따라 20일마다 25∼300달러씩 상금을 준다. 아울러, 허핑턴포스트 뉴욕 사무실에는 낮잠방이 있다. 낮잠방을 처음 개설했을 땐, 사원들이 들어가길 꺼려했지만 이제는 낮잠방에 항상 사람들로 가득 차, 전 세계로 낮잠방을 확대하고 있다. 밴앤드제리와 자포스, 나이키를 포함한 많은 기업이 낮잠방을 설치하고 있다.
 
◇국내 '수면 산업 시장'은 활황
 
불면증이 수면장애라는 엄연한 질환으로 자리 잡으면서 웰 슬리핑(Well Sleeping) 상품을 파는 시장도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수면산업 협회는 국내 관련 시장 규모를 지난해 2조 원대로 추산했다. 미국 수면 시장이 20조, 일본 시장이 6조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더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수면 안대·베게·보디 필로우, 수면상태 측정 기기, 아로마 향초 등 숙면 아이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잠을 자야겠다는 현대인들의 의지가 수면시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슬립 테크', 즉 IT 기술로 잠을 잘 잘 수 있게 해주는 아이디어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장착된 스마트 침대는 스피커에서 수면 유도 음악이 흘러나온다. 또한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침구 모양을 최적 상태로 맞춰 준다. 코골이가 있는 경우엔 이를 인식해 침대 각도를 조정해 증상을 완화해 주고, 몇 초 이상 숨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흔들어 깨워 준다.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학습해 침대를 쓰기 직전 매트리스를 따뜻하게 데워주기도 한다. 심박 수, 호흡, 혈압, 체중 체온 등 각종 건강정보를 추적해 이상신호를 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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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계동에 있는 낮잠카페 '낮잠(Nazzam)'

모바일 커머스 서비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경우 '꿀잠 선물'이라는 테마를 따로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아로마 오일, 잠옷, 베개, 보디 필로우, 안대 등 꿀잠 선물의 판매건수는 지난해 대비 30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내 중심가의 오피스가 주변에는 영양제를 맞으며 낮잠을 잘 수 있는 병원들이 성업하고 있다. 특히 점심시간을 이용해 낮잠을 잘 수 있는 낮잠 카페도 인기다.
 
[글=시정민 기자]
등록일 : 2017-02-17 09:11   |  수정일 : 2017-02-1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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