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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신형 A 클래스 공개...젊은층의 ‘카쉐어링’ 흐름 적극 수용

벤츠의 새로운 변화가 가져올 자동차 업계에 미칠 파장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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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의 제체 회장이 신형 A 클래스 론칭행사장에서 차량에 대해 설명중이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과거 90년대말이나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20대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가지고 싶은 물건 1위는 단연 자동차였다. 특히 남자 청년들에게 스포츠카는 꿈이자 로망이었다. 10대에는 오토바이를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자동차를 다음 목표(?)로 정한 것이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옷을 사려는 젊은이들보다 소형차나 중고차라도 사겠다고 일념으로 일을 하는 경우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2000년대 중반무렵부터 이런 젊은이들의 꿈은 사라졌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자동차를 소유하고 싶다는 청년은 드물다. 이는 실제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20대의 신차구입대수를 보면 2011년 13만 8880대에서 2012년 12만 4510대로 10.3% 감소했다. 2015년에는 10만 9671대까지 줄어들었다. 이런 하락세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20대 연령층에서 자동차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관련 업계도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20대 신차구매율 계속 감소해…자동차업계는 젊은층 유인에 골머리
 
‘운전면허증 따기’를 대학생의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던 시절도 사라진지 오래다. 과거에는 ‘남자는 수동이지’라며 갓 20살에 들어선 남학생들이 운전면허학원에서 트럭(1종)을 연신 몰아댔다. 그리고 자랑스럽게 운전면허증을 내보이던 젊은이들도 보기 힘들게 됐다. 이 때문에 최근 20대 운전면허증 소지자의 수도 과거대비 줄어들었다. 자동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탓이다.

요즘 젊은층에게 자동차는 언제든 원할 때 빌려탈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스마트기기에 기반한 SNS 등은 ‘카쉐어링(car sharing)’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했다. 이런 변화에 자동차업계는 당황했다.
 
젊은층을 대상으로 멋진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식의 마케팅 이미지가 더 이상 먹히지 않았다. 더 현란하고 더 섹시한 디자인과 색상으로 젊은층을 파고 들기 위해 자동차 제작사들은 몸부림치고 있다. 실제 자동차 광고를 보아도 유명 아이돌이나, 랩퍼 등을 통한 광고를 하고 있고, 엔트리급 차량의 색상과 옵션도 다양해졌다.

자동차 제작사가 20대 끌기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20대가 구매하는 자동차는 보통 첫차이고, 이 처음 구매한 자동차를 통해 향후 재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즉 20대의 첫차가 되기 위해 자동차 제작사들은 부단히 노력한 것이다. 그럼에도 시대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었다. 돌아선 20대의 자동차 구매 감소세가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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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A 클래스의 실내, 계기반과 합쳐진 일체형 스크린이 눈길을 끈다. 사진=벤츠 홈페이지 캡처

수동적 음성지원에서 능동적 음성지원으로 진일보한 벤츠의 4세대 A 클래스
 
그런데 이번에 메르세데스 벤츠가 선보인 뉴 A 클래스(W177)가 기존 자동차업계와는 다름을 보여줬다. A 클래스는 벤츠의 엔트리급 모델로 타깃층은 20~30대 젊은이다. 두드러진 차이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스크린의 통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nfotainment system) MBUX, 둘째는 스마트 기기를 통한 차량 공유, 카쉐어링이다.

이번에 출시한 모델은 4세대 A 클래스로 기존 대비 젊은층이 좋아할만한 다양한 소프트웨어적 콘텐츠를 담았다. 차량의 계기반에서과 센터페시아의 스크린을 한 개의 대형 패널스크린으로 바꾼 것은 신선한 변화였다. 그동안 자동차들은 계기반과 네이비게이션 기능 등이 장착된 센터페시아의 스크린을 분할했다. 물론 계기반을 전부 디지털화하는 경우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계기반 스크린과 중앙 스크린을 하나로 만들지는 않았다. 두 화면이 합쳐진 만큼 차량 내부에서 스크린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졌다.
 
큰 화면만큼 여러 기능이 있는데 특히 메르세데스 벤츠만의 AI(인공지능) 음성지원이다. 최근 가정용 AI가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인공지능 기기의 이름을 불러 날씨를 물어보거나, 방안의 조명을 줄여달라는 식의 주문을 하는 것이다. 벤츠도 이 개념을 그대로 차량에 적용했다. 마치 삼성의 빅스비나 애플의 시리와 유사한 기능이다. 차안에서 운전자가 “메르세데스, 지금 해변으로 가고 있다고 샘에게 답장해 줘”라는 식으로 말을 하면 차량이 명령대로 문자를 보낸다. 벤츠의 인공지능 이름은 ‘메르세데스(Mercedes)’다. 물론 이런 음성 지원기능은 몇 년전부터 차량에 탑재된 기능으로 크게 놀라운 기능은 아니지만, 벤츠는 이 기능을 강화했다.
 
기존 차량은 음성 명령으로 제한된 기능을 수동적으로 통제했지만, 벤츠(MBUX)는 운전자의 성향을 파악해 능동적으로 운전자와 소통한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출근길마다 듣는 음악이 있다면, 다음에는 운전자에게 해당 음악을 재생할 것인지를 물어본다. 또 날씨가 너무 덥다고 하면 에어컨을 알아서 틀어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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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A 클래스. 사진=벤츠 홈페이지 캡처

 
젊은이들의 카쉐어링 문화에 순응한 벤츠의 변화
 
두번째 기능은 바로 ‘카쉐어링 기능’이다. 암스테르담의 A 클래스 론칭 행사장에서 벤츠의 디터 제체(Dieter Zetsche) 회장이 직접 “캐쥬얼 프라이빗 카쉐어링(casual private car sharing)”이라고 설명하면서 “이 기능은 젊은층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내부에 키를 두고 내린 뒤, 모바일 앱을 통해 차량 공유기간을 정한다. 그러면 지정된 운전자인 친구나 가족이 차량을 지정된 기간동안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시중에서 사용되고 있는 카쉐어링 기능과 동일한 것으로 차이는 친구나 가족만으로 한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친구도 지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 어떤 명확한 기준이 있는지 모호하고, 이 기능은 향후 상업적으로도 얼마든지 사용될 여지가 있다. 혹은 A 클래스를 카쉐어링 사업용으로 구매하는 기업 등도 생겨날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벤츠는 차량 기술 개발 등에서 대단한 고집을 가진 회사로 유명하다. 여타 회사가 어떻게 하든지 신경쓰지 않고, 벤츠만의 방식을 고수한다. 대표적인 예로 트랜스미션 레버(transmission lever)다.
 
보통 기어박스에 기어 스틱을 장착하는데, 벤츠는 일부 모델에서 스티어링 휠 후면에 와이퍼를 작동시키는 레버와 유사한 형태로 기어를 변속한다. 이 때문에 실제 일부 운전자가 와이퍼 등과 헷갈려 실수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 등이 발생했음에도 벤츠는 이 방식을 고수했다. 또 네비게이션 스크린도 터치스크린 기능이 없어 불편함이 있었지만 이를 바꾸지 않다가, 이번 A 클래스를 포함하여 터치스크린 기능을 집어넣었다.
 
즉 벤츠가 가장 먼저 이런 시장의 흐름에 변화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그리고 이런 변화가 그동안 신차를 외면한 젊은층을 다시 끌어모으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2015년 디터 제체 회장은 “벤츠는 애플(Apple)의 폭스콘(Foxconn)으로 전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폭스콘은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대만의 전자 IT 회사다. 이말은 향후 자동차 업계가 자율자동차 등 공유 운송수단으로 바뀌면, 유수 자동차 기업도 이런 공유 운송수단에 부품을 제공하는 부품업체로 바뀌게 될 우려를 불식시킨 말이다. 한마디로 벤츠는 미래에 아무리 시장이 변해 애플 등이 자율자동차를 만들더라도, 자동차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말이다.
 
이번에 선보인 신형 A 클래스가 벤츠의 미래전략이 바뀌었음 보여주는 방증이다. 빠른 시장변화에 탄력적으로 그 흐름을 따르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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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의 카쉐어링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

이제 양산차분야에서 마저 카쉐어링 기능이 탑재된 이상 자동차 업계 전반의 변화도 뒤따라야 한다. 일단 보험사들 입장에선 개인 소유 차량과 법인 소유 차량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개인용과 상업용의 경계를 허무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보험상품 등이 나와야 할 것이다.
 
이외에 자동차 IT 보안분야도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2014년 무렵부터 자동차에 탑재된 다수의 IT 기능이 해킹에 취약하다는 점이 알려졌다. 따라서 첨단기능으로 무장한 차량일수록 소프트웨어적 문제를 파고드는 사이버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양산단계에서부터 탑재된 카쉐어링 차량 소유자에 대한 법적 책임 분산, 경제성과 환경성 등을 고려한 세금 감면혜택 등 다양한 법적 제도의 마련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런 변화에서 파생되는 4차산업의 신생 직종에 대한 정부지원 등도 마련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 더 이상 자동차는 1인 소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정부가 이해한 뒤, 법적 체계 개편 및 탄력적인 법의 적용을 해야한다.
등록일 : 2018-03-12 10:04   |  수정일 : 2018-03-1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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