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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신임 야전사령관은 누구?

글 | 조성호 주간조선 기자

▲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승진한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권오현 부회장은 회장 승진과 함께 2선으로 물러났다. photo 삼성전자
‘매출 62조원·영업이익 14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2017년 3분기 실적), ‘스마트폰 세계 1위’(미국 시장조사 기관 ‘스트라티지 애널리스틱’ 조사), ‘전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기업 1위’ (독일 경제주간지 ‘바르츠샤프트보케’ 조사), ‘브랜드 가치 562억달러 세계 6위’(미국 브랜드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 조사)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잡코리아’ 조사).
   
   최근 삼성전자가 받아본 성적표다. 삼성전자는 애플을 능가하는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업체이자, 인텔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정상급 반도체 제조회사다.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는 만큼, 대졸 초임 연봉도 높아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에겐 ‘꿈의 직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저력은 어디서 나올까? 한 기업 분석가는 이런 말을 했다. “육군 지휘관의 꽃은 사단장이다. 사단 단위가 가장 큰 전투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서는 사장이 곧 사단장이라고 보면 된다.” 삼성전자 사장의 위상과 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비유다.
   
   지난 11월 2일, 삼성전자는 2018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는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실질적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실시됐기 때문에 평소보다 많은 관심을 끌었다. 총 14명 규모로 이뤄진 이번 인사의 내용은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7명, 위촉업무 변경 4명(사장) 등이다.
   
   금번 인사로 삼성전자 수뇌부의 진용은 ‘1회장-2부회장-15사장’ 체제에서 ‘2회장(이건희·권오현)-3부회장(이재용·윤부근·신종균)-18~20사장 안팎’의 체제로 바뀌었다.
   
   그 외에 부사장 54명·전무 103명·상무 484명, 연구위원과 전문위원까지 합치면 임원만 1050여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조직이다.
   
   
   정현호 사장 유일하게 복귀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 속에서 사령탑 역할을 했던 권오현·윤부근·신종균 트로이카의 2선 후퇴다. 권오현 부회장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승진하는 식으로 2선 퇴진한 것을 필두로, 윤부근 사장이 삼성전자 CR(Corporate Relations·대외관계) 담당 부회장, 신종균 사장이 삼성전자 인재개발 담당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하면서 사업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기남 사장은 DS부문장과 함께 종합기술원장을 겸하게 되었다. 종합기술원은 미래 성장엔진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다. 김현석 사장은 CE 부문장과 함께 생활가전사업부장, 고동진 사장은 IM부문장과 무선사업부장을 겸임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겸 CEO 보좌역으로 위촉된 정현호(58) 사장이다. 각 회사 간, 사업 간 공통된 이슈에 대한 대응과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협의하고 시너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사업지원TF장’을 신설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 내 ‘작은 미래전략실’이란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 이유는 정현호 사장의 위상 때문이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인사지원팀장을 지낸 정현호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복심’으로 알려져 있다.
   
   덕수상고-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현호 사장은 1983년 삼성전자 국제금융과에 입사, 삼성전자 국제회계그룹장, 국제금융그룹장 등을 거친 재무통이다. 2010년 카메라·캠코더 업무를 총괄하는 디지털이미지사업부장도 지내 현장 경험도 갖췄다. 1995년 미국 하버드대 MBA과정 중, 하버드대 유학 중인 이재용 부회장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때문에 정 사장이 이 부회장과 사장단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순실 사태’로 인해 지난 2월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인사지원팀장이던 정 사장도 함께 퇴사했지만, 이번 인사에서 그는 미전실 고위 임원 중 유일하게 복귀했다. 정 사장에 대한 경영진의 신임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삼성전자의 한 전직 간부는 정현호 사장을 이학수 전 부회장에 빗대기도 했다. 이학수 전 부회장은 1998년부터 10년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 회장실장, 전략기획실장을 지낸 그룹 내 2인자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이 전 부회장도 삼성 비서실 재무팀 이사를 5년여간 역임해 정 사장과 마찬가지로 재무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 같은 해석에 대해 현직 삼성 관계자들은 “너무 앞서나갔다”며 선을 그었다. 정현호 사장이 덕수상고 출신이란 점도 눈길을 끈다. 문재인 정부 요직에 발탁된 인사 중 일부가 덕수상고 출신이기 때문이다. 대표적 인물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63회)과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61회) 등이다.
   
   2005년 영입돼 12년간 삼성의 ‘입’ 역할을 해온 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의 퇴진도 눈에 띈다. 올해 60세(1957년생)인 이인용 사장은 새로 승진한 사장 7명이 모두 50대라 세대교체에 부응하고자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인용 사장은 사장직을 유지한 채 사회공헌 관련 업무를 맡는 방향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신임 사장 7명 평균 55.8세
   
   회장과 부회장이 경영의 큰 방향을 제시한다면, 사장은 그 방향에 맞게 회사가 나아갈 수 있도록 야전사령관의 임무를 수행한다. 단순히 조직의 장(長) 역할뿐 아니라, 세계시장의 흐름까지 꿰뚫어야 하기에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기용된다. 승진한 신임 사장 7명을 살펴보면, 각 분야의 전문가임을 알 수 있다. 이들은 맡은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와 ‘될 만한 사람이 발탁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7명 모두 1959~1963년생으로, 평균 연령은 55.8세다. 북미총괄사장 겸 SEA(삼성전자 미국법인) 공동법인장에 임명된 팀 벡스터(56)씨는 미국 로저윌리엄스대학(마케팅학)을 졸업하고 소니에서 10년간 영업마케팅을 담당했다. 2006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미국법인 소비자가전 영업마케팅을 총괄했다. 부사장 시절인 2011년 북미 시장에서 ‘월간 TV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워 능력을 인정받았다.
   
   진교영(55)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1997년 입사 후 차세대 D램 개발 업무를 맡아 세계 최초로 80·60·30·20나노 D램 개발에 성공해 2011년 ‘삼성 노벨상’이라 불리는 삼성 펠로(Fellow)에 선정되는 등 D램 분야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강인엽(54)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 LSI(고밀도집적회로)사업부장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UCLA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퀄컴사에서 13년간 통신칩을 연구해온 전문가다. 2010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시스템LSI사업부 SOC(System On Chip)개발실장을 역임했다.
   
   정은승(57)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서울대 물리교육학 학사, 물리학과 석사, 미국 텍사스주립대(알링턴)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파운드리(Foundry)란 외부업체의 위탁을 받아 칩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공정을 뜻한다. 정 사장은 시스템 LSI사업 태동기부터 주요 공정 개발을 주도해 ‘로직 공정 개발의 산증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최초 18나노 D램, 10나노 로직 공정 등 차세대 제품과 미래핵심 기술개발에 관여해왔다.
   
   한종희(55) 삼성전자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인하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으로 입사했다. 현재까지 디스플레이 개발을 맡고 있을 정도로 한 우물만 파고 있다. TV 분야의 전문가로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통해 11년 연속 글로벌 TV시장 1위의 위상을 지키는 데 선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희찬(56)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과 경영지원실 지원팀장 등을 거쳐 2015년 말부터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온 재무통이다. 황득규(58) 중국삼성전자 사장은 연세대 사학과를 나와 미국 보스턴대에서 MBA를 이수했다. 삼성전자 DS부문에서 감사팀장, 기획팀장 등을 거쳤고, 올해부터는 기흥·화성단지장을 역임해 현장 감각도 갖췄다는 평이다.
   
   

   “이재용 의중 반영됐을 것”
   
   그동안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CEO) 인선은 ‘미래전략실 주도→ 각 계열사 이사회 최종 결정’이란 형식을 취해왔다. 과거 미전실에서 인사 대상자를 검증해 계열사 이사회에 내려보내면, 이사회에서 결의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미전실 해체, 이재용 구속 이후 단행된 이번 인사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는 물음표로 남아 있었다. 이재용 부회장의 입김이 얼마나 반영이 됐는지도 관심사였다. 이번 인사의 실무 작업을 미전실 출신의 박모 전무 등이 수행했다고 알려졌지만, 확인할 수는 없었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이 인사를 지휘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으나, 이상훈 사장은 기자들의 이 같은 질문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확인 결과, 금번 사장 인사는 최고경영진들의 추천 형식을 통해 이뤄졌음을 알 수 있었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과거엔 미전실이 사장 인사에 관여했고, 사장 외에 임원급은 계열사가 자율적으로 단행했다”며 “이번 인사는 최고경영진의 추천을 받아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장으로 승진한 권오현 부회장의 경우, DS부문장으로 김기남 사장을 추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훈 사장이 이사회 의장에 선임된 것도 사외이사들의 추천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신종균·윤부근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몇몇 인사를 추천했다고 한다.
   
   이재용 부회장의 ‘옥중 결재’에 대해서도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의 한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 부회장의 의중이 인사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사를 단행했어도 이번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자율경영 시스템이 정착된 지 오래라 이재용 부회장이 최종 승인 정도만 했을 뿐, 인선에 구체적으로 관여하진 않았을 것이란 게 이들의 공통된 견해다.
   
삼성전자 사장 연봉은?
   
   윤부근·신종균 전 사장 작년 상반기만 50여억원
   
   삼성전자가 지난 8월 발표한 ‘반기(半期)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사장 인원 수는 총 15명에 달한다. 웬만한 1개 대기업 사장 수와 맞먹는데, 삼성전자의 조직이 워낙 방대해 사업 부문별로 사장을 둔 때문이다. 사장 중 3명이 각각 DS(Device Solutions·메모리반도체), CE(Consumer Electronics·소비자가전), IM(Information Technology & Mobile Communications·정보통신) 부문장을 맡고, 그 산하에 사업 파트별로 사장이 전진 배치되는 구조다.
   
   삼성전자 사장은 보수(報酬)와 각종 처우 면에서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 사장으로 승진하면 어떤 혜택이 주어질까? 급여부터 살펴보자.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결의되는 임원처우 규정(2016년 기준)에 따르면, 부회장급과 사장급의 연봉 총액은 각각 19억4400만원과 17억2800만원(등기임원 기준)이다. 물론 기본급 기준이다. 현재 삼성전자 사장 대부분은 미등기 임원으로 분류돼 정확한 연봉이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삼성전자의 파격적인 성과급(인센티브) 특성상 기본급에 ‘플러스 알파’를 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일례로, 지난 8월 공개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윤부근 전 사장과 신종균 전 사장은 성과급을 포함해 상반기에만 각각 약 50억5700만원, 50억50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는 다른 경로로 삼성전자 사장 기본급을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었는데, 기본급만 적게는 3억원, 많게는 22억원을 상회했다. 삼성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기본급 초과액 거의 대부분이 성과급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삼성전자 사장직에 오르면 ‘제네시스 EQ900 5.0 프레스티지급’이 차량으로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전무 승진자부터 차량과 함께 기사를 제공한다. 사장급 이상은 외제차 이용도 가능하다. 단 차량 가격이 1억2000만원 이상이라면 차액은 본인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회장급 이상은 차량의 금액 제한 없이 전액 회사에서 지원된다. 삼성 내 사장급 이상이라면 단독 집무실과 함께 별도의 회의실도 제공되는데, 그 면적은 계열사 사장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 인사는 기자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국익에 봉사하는 기업, 삼성전자에 몸담고 있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뿌듯하다. 입사에 포부를 가진 대학생, CEO를 향해 한걸음 내딛는 사원 모두 희망을 갖길 바란다.”
등록일 : 2017-11-16 09:26   |  수정일 : 2017-11-1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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