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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ID가 빠진 진짜 이유는? 미·북 회담 미스터리 풀 단서들

글 | 이교관 ‘전략국가의 탄생’ 저자, 전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

▲ 싱가포르 미·북 회담장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photo 뉴시스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핵 사태의 해결 기조가 대화와 협상으로 바뀌면서 동아시아는 새로운 질서를 향해 거대한 전환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질서가 변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그 정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한국과 미국의 담론 공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관점과 언어 모두 현 국면을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동떨어진 20세기의 그것들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건이 그렇듯이 단서는 항상 현장에 있다. 이 변화의 정체에 대한 단서도 6월 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회담을 살펴보면 문제의 단서는 합의문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 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의문과 관련되어 있다. 트럼프와 김정은 간에 CVID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는 아직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따라서 이 의문을 푸는 것이 현재 목도하고 있는 동아시아 질서 전환의 정체를 파악하는 지름길이다.
   
   회담 직전까지 알려진 트럼프의 유일한 회담 목적은 김정은에게서 CVID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었다. 그 가능성은 높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김정은이 국제사회를 상대로 핵포기 의지를 너무 강하게 밝힌 만큼 ‘회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선 보상 후 폐기’ 모델의 배경
   
   하지만 회담 합의문에는 CVID와 관련한 조항은 들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미스터리다. 김정은이 회담에 나오기로 한 배경이 안보리 제재와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견디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김정은이 CVID를 수용하지 않았는데도 트럼프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전격 발표한 것이다. 이는 ‘선(先) 폐기 후(後) 보상’이라는 리비아 모델과 정반대인 ‘선 보상 후 폐기’라 할 수 있다. 마침내 ‘트럼프 모델’이 공개된 것이다.
   
   트럼프는 CVID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는 것에 대한 국내외 언론의 비판을 의식한 듯 정상회담 후 기자들의 질문에 공세적으로 대응했다. 그는 첫 질문에 응답하는 형식을 빌려 주한미군 철수 문제까지 거론했다. 그는 주둔 비용이 많이 들어 철수시키고 싶지만 당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심지어 나중에 북한과의 회담 의제가 되길 바란다고까지 했다. 그는 김정은이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를 약속했다고 공개함으로써 한·미 훈련 중단이 절대 공짜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하려 애썼다.
   
   따라서 6·12 회담의 최대 의문은 표현을 바꿔야 한다. 김정은이 CVID에 합의하지 않았는데 트럼프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라는 보상을 한 배경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우선 19세기 프러시아의 전략가 클라우제비츠가 ‘전쟁론’에서 말한 ‘전쟁은 국내 정치의 연장’이라는 명제에 주목해야 한다. 그는 전쟁이란 힘을 사용해 상대방을 자신의 뜻에 따르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북한의 비핵화라는 의제 그 자체가 ‘전쟁’이다. 북핵 문제의 최대 이해 당사국인 미국이 경제 제재와 군사적 압박이라는 힘을 사용해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도록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라는 ‘전쟁’의 향배는 미국과 북한이 각각 어떤 국내 정치의 연장선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김정은에게서 CVID와 일괄 타결에 대한 약속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한 이유를 미국의 국내 정치에서 찾아야 한다. 클라우제비츠가 말한 국내 정치란 사회경제적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국내 정치적 목표가 어떠한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설정되어 있는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 내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요구된다. 2008년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발발한 월스트리트 금융위기를 거쳐 2010년 글로벌 대침체를 겪으면서 미국 경제는 연평균 성장률이 2% 안팎으로 하락하는 등 급격히 위축되었다. 실업률이 증가함에 따라 부의 양극화가 심화해왔다. 특히 오늘날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중이 23%를 넘어섰다. 이는 1920년대 대공황 때와 같은 수준이다.
   
   2016년 말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미국 경제가 이처럼 쇠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국민들은 트럼프가 경제를 다시금 회복시켜 양극화와 실업 해소를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부동산 개발로 큰 부를 이룩한 그가 ‘첫 여성 대통령’이란 의제에 매달린 힐러리보다는 경제 회복에 적임자라고 믿었던 것이다.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중서부의 ‘러스트 벨트’ 지역 유권자들이 제조업 쇠퇴로 인해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대거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것은 이 같은 기대 때문이었다. 그래서 트럼프가 취임 즉시 해외로 공장을 이전했던 미국 기업들을 압박해 다시 공장을 미국으로 옮겨 오게끔 만든 것이다.
   
   그는 미국의 경제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 동맹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요구해왔다. 특히 대미 무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기록해온 중국과 일본, EU의 주요 대미 수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이들 나라와의 무역수지 균형도 적극적으로 추구해오고 있다. 그에게 중국의 패권 도전에 대한 대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의 수출품들에 보복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경제 이익을 더 올리는 것이다. 중국이 이미 2014년을 기점으로 국내총생산에서 미국을 앞지른 만큼 체면을 가릴 상황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양자 및 다자 무역협정을 재협상하거나 탈퇴해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미동맹과 나토 등 동맹국들의 방위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줄이겠다는 그의 정책은 이 같은 미국 국익 우선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북한에 전달된 중공 중앙위 결정문
   
   미·북 정상회담 개최는 이처럼 정치경제적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김정은과 회담을 가져야 한다는 트럼프의 인식은 미국의 경제 쇠퇴로 인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대북 군사적 압박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데서 출발한다. 북한이 대형 도발을 할 때마다 핵항모와 B2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한국으로 이동시켜 벌이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B2는 1회 출격에 60억원이 든다. 그래서 그는 김정은과 회담을 갖고 북한의 비핵화에 합의하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미국이 대북 군사적 압박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든 요인은 두 가지가 더 있다. 첫 번째는 북한을 지나치게 압박할 경우 자칫 대륙간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9일 사정거리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1만3000㎞에 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5호 개발에 성공했다.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북한이 핵탄두의 소형화와 경량화에도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북한이 소형 핵탄두가 탑재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미국 본토에 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가 봤을 때 이 같은 위협은 경제 회복보다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경제 회복에 성공하더라도 어느 날 갑자기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파괴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는 그가 회담을 마친 뒤 미 국민들에게 “이제 아무 걱정 없이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데서 엿보인다. 결국 미국은 지난해 11월 화성15호 시험 발사에 성공한 북한의 체급이 그전과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봐야 한다.
   
   두 번째 요인은 중국이 비공개로 북한에 경제 지원을 계속 제공해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작년 말 이후 안보리 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의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중국은 지난해 9월 대북 섬유 임가공 사업을 해온 자국 기업들에 이 사업을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정을 수용하라고 지시한 것이 확인됐다. 북한은 앞서 안보리 제재로 인해 최대 경화 수입원인 석탄과 철광석 수출을 이미 금지당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북한 경제가 빈사상태에 처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많이 제기됐다. 하지만 북한의 실제 상황은 그 같은 평가와 어느 정도 괴리가 있었다. 북한은 중국이 비밀리에 제공한 경제 및 군사 지원 덕분에 미국의 제재와 압박을 그럭저럭 버텨왔던 것이다. 지난해 9월 중국공산당은 대외연락부를 통해 중앙위 결정문을 북한에 전달했다. 필자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이 결정문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담겨 있다.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도발로 인해 중국이 큰 압박을 받고 있으니 자제해야 한다 △핵무기를 당장 포기할 필요는 없다 △필요한 경제와 군사 지원을 계속하겠다.’
   
   중국이 이 같은 대북정책을 결정하게 된 데는 지정학적인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그 두려움이란 미국과 한국, 일본 등 자유민주주의 진영과의 완충지대인 북한이 미국의 제재와 압박으로 인해 CVID에 합의하거나 붕괴할 경우 중국의 안보가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위기는 김정은 정권이 붕괴해 한국 주도에 의한 통일이 이루어지게 될 경우 주한미군이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마주하게 되는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영향으로 인해 중국의 1당 지배 체제가 치명적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회담을 갖기로 결심하게 된 데는 이처럼 미국 내 정치경제적 요인과 북한과 중국의 지정학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그가 회담 개최를 추진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1월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1월 6일 판문점에서 서훈 국정원장과 북한 노동당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간에 비공개 고위급 접촉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서훈과 김영철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 협의와 함께 남북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밤, 낮에 있었던 남북 접촉 결과는 전화통화를 통해 트럼프에게 전달됐다. 그러자 트럼프가 미·북 정상회담을 갖고 싶다는 의사를 북한에 전해달라고 청와대에 요청했다. 청와대는 트럼프의 뜻밖의 제안에 무척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서훈 원장은 1월 16일 판문점에서 김영철을 다시 만나 트럼프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자 김영철은 자기 선에서 답을 할 수 없다고 한 뒤 일단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그 후 정의용 안보실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서훈 원장과 함께 3월 5일 방북해 김정은을 면담했다. 김정은은 이날 정 실장의 설명을 듣고 그 자리에서 트럼프 제안을 수용했다.
   
▲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photo 뉴시스

   서훈·김영철 접촉 후 트럼프가 먼저 제안
   
   이 같은 사실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동아시아 질서의 변화는 트럼프가 주도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문재인 주도론’이 아니라 ‘트럼프 주도론’이 맞는 것이다. 싱가포르 회담 결과는 이처럼 트럼프가 먼저 미·북 회담을 제안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지 않으면 해석할 수 없다. 앞서 살펴본 회담 개최 배경을 종합하면 트럼프는 애초부터 김정은의 CVID 수용 여부를 회담 성공의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왜냐하면 트럼프의 회담 제안 자체가 그가 김정은에게 ‘완전한 승리’를 거둘 수 없다고 판단한 데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CVID는 항복을 의미한다. 김정은이 CVID를 수용한다는 것은 트럼프가 완전한 승리를 거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점에서 트럼프로서는 CVID 수용을 제안하되 김정은이 거부할 경우 더 이상 요구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회담에 임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가 회담 후 밝힌 바와 같이 그의 목표는 김정은과의 신뢰를 형성하는 데 있었다고 보는 것이 객관적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완전한 승리를 거두기 어려운 나라를 설득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두 나라 정상 간에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어렵다.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김정은으로 하여금 핵무기와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포기하게끔 설득하기 위해선 신뢰 형성이 중요하다는 트럼프의 판단은 틀리지 않다.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신뢰 형성을 위해 주력한 것은 체제 안전 보장 방법에 대해 그와 공감을 나누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김정은은 자신의 체제 안전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주한미군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적시했을 가능성이 백 퍼센트다. 특히 김정은은 완전한 비핵화를 할 테니 먼저 명분으로서 연합훈련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을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보다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 현실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부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주한미군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최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교체설과 관련한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2월 주한미군 철수를 발표하려다 켈리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김정은의 요청을 받고 트럼프는 자신의 평소 생각을 밝혔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두 사람이 비공개 합의를 했다고 평가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래서 김정은이 귀국해 완전한 비핵화에 착수하고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폐쇄하겠다고 약속하자 트럼프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화답했던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론도 부상할 것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7월 6일 방북에 앞서 미 국무부는 6·12 합의문에 적시된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 가능한 폐기(FFVD)’라는 표현으로 바꿨다. 과연 미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FFVD를 이행하게 만드는 데 성공할 것인지 여부는 예상하기 쉽지 않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미국과 북한이 시간이 얼마 걸릴지는 알 수 없지만 비핵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한 싱가포르 합의를 지켜나가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 까닭은 미국은 경제 쇠퇴로 인해 중국의 패권 도전과 북한의 핵개발이라는 두 개의 전선을 다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핵 사태라는 전선 하나만 해도 승리를 장담 못 한다. 북한이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중국의 비공개 경제 및 군사 지원까지 확보했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지난 6월 19일 방중해 올해 시진핑과의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가진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임하기 위해서 중국으로부터 경제 및 군사 지원을 더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은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FFVD를 이행해나감으로써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 보장 약속을 더 많이 이끌어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예상이 현실화할 경우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은 지속될 것이고 주한미군 철수도 머지않은 장래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한·미 연합훈련이 계속 중단되면 전 세계 각 지역 기지로의 순환근무를 하면서 해당 국가 군과의 훈련을 통해 그 나라의 지형을 숙지해 작전 감각을 유지해야 하는 주한미군은 존재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주한미군을 철수하지 않아도 철수 효과가 나는 것이다. 트럼프가 2021년에 재선될 경우 임기가 끝나는 2024년까지 남은 7년 사이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한·미 군사훈련 폐지, 그리고 주한미군 철수 등이 모두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한국에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과 협력해 북한의 FFVD 이행을 유도해내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FFVD가 한국의 안보를 좌우한다는 인식하에 우리가 미국을 이끌어가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비핵화 단계별로 북한에 제공되는 체제 보장 조치 등은 한·미 간에 철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주한미군 철수에 대비한 한국군의 획기적인 능력 배양이다. 미국의 지원 없이 중국과 북한의 비자유주의 동맹 진영에 의한 안보 위협을 물리칠 수 있는 장비와 작전능력 확보가 시급한 것이다.
등록일 : 2018-07-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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