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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문인(文人) 대통령’ 박근혜의 삶과 독서

“정치에 뛰어들기 전까지 하루하루가 배움의 연속이었다”

⊙ “읽고 싶은 책 생기면 마음 바빠져 … 손에 잡았을 때 마음 설렌다”
⊙ 역사소설 및 동서고전(東西古典)에 심취 … 경전과 철학서 등 인문분야 열독
⊙ 어릴 적부터 일기·메모 습관 … 자서전·에세이 6권 펴내 수필가로 등단하기도
⊙ 탄핵 후 수감생활 중에도 틈틈이 독서 … 주인공이 역사적 고난 극복하는 서사

글 | 신승민 기자

▲ 2007년 6월 12일 충북 단양군 상월원각대조사 33주년 열반대제에 참석한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햇볕을 가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야인 시절 “다방면의 책들을 읽고 좋은 구절들을 메모로 남기며 마음의 양식을 쌓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사진=조선DB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옥고(獄苦)를 치르면서도 독서에 집중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오래 자주 읽으며 시와 일기 등 직접 글을 쓰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 읽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다독가로 알려져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청와대에서 보낸 청년기, 18년간의 은둔시절을 지나 국회의원 및 대통령 재임 기간에도 줄곧 책을 읽었다. 탄핵 후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지금까지도 국내외 역사소설 등을 읽고 있다고 한다.
 
  “나는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그것을 빨리 보고 싶어 마음이 바빠진다. 그리고 그 책을 손에 잡았을 때는 마음이 설렌다. 이 한 권의 책 속을 지나가면서 내가 맛보게 될 새 세상과 배움의 즐거움 때문이다.” (박근혜, 《내 마음의 여정》 中)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오랜 기간 야인생활을 하던 시기에 책으로 삶의 지표를 삼았고 세계관을 형성했으며 나아가 통치 철학의 근골(筋骨)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그의 독서경향을 주제로 다룬 책 《박근혜의 서재》는 다음과 같이 평했다.
 
  〈세상이 그녀를 뒤흔들 때마다 그녀는 책 속에서 지혜를 찾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했다. 책은 그녀에게 친구이자 공기와 같은 존재다. 그 속에는 다양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이 녹여낸 삶의 기쁨·즐거움·아픔·고통·배신 그리고 희망이 있었다.〉
 
  지난날 탄핵정국 당시 연설문 수정 의혹이나 화법상의 논란이 불거진 것에 비해, 박 전 대통령의 독서량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수필가로 등단한 문인이기도 하다. 일기와 수기(手記)를 모아 책도 여러 권 펴냈다. 문인 대통령 박근혜가 아끼고 좋아했던 책들에서 그의 파란만장했던 인생역정을 되짚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1. 유년기 ‘영웅을 기다리며’ - 《삼총사》와 《삼국지》
 
2012년 1월 27일 ‘우리아이 꿈 그리고 미래’ 정책간담회에서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육원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수첩에 메모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어머니 가르침에 따라 초등학교 때부터 일기를 쓰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고 술회했다. 사진=조선DB
  2007년 출간된 박 전 대통령의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는 그의 유년 시절 독서 취향이 그려져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영웅군담(英雄軍談)을 소재로 한 역사소설에 심취했다.
 
  “알렉산드르 뒤마의 《삼총사》를 읽을 때마다 설렘과 흥분에 사로잡혀 도대체 몇 번을 읽었는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빠져들었다.”
 
  그런 그에게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삼국지》를 추천해 줬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삼국지》를 손에 잡던 날 정말 새로운 세상을 만난 느낌”이었다며 “학교 수업시간에도 빨리 집에 가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에 조급증이 날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삼국지》는 역사적 배경 및 장대한 서사의 특성상 시대별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그중 박 전 대통령은 상산 조자룡(성명은 ‘조운’, 자는 ‘자룡’)을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조자룡은 한말(漢末)의 군웅 공손찬의 휘하에 있다가 촉나라 유비에게 귀순, 여러 무훈(武勳)을 세워 장군의 반열에 오른 명장으로 나온다.
 
  활발했던 유년시절이 지나고 청와대에 들어가면서부터 박 전 대통령의 성격도 차분해졌다고 한다. 특히 그는 성심여자중학교 1학년 재학 시절 1년간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규율과 화합을 자연스럽게 익혔다”고 한다. 그때 친구들과 여러 책을 돌려 보면서 박 전 대통령의 독서 편식도 사라졌다. 역사소설 외에도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생각의 깊이도 달라졌다고 그는 회고했다.
 
  평소 일기를 쓰던 습관도 유년기 때부터 익혔다. 육영수 여사는 장녀였던 박 전 대통령에게 매일 밤 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반성하고 잘못된 부분을 고칠 것을 훈육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우리 삼남매도 자신에게 엄격하고 바른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셨다.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기를 쓰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그날의 잘한 일과 잘못한 일을 빠짐없이 쓰고, 고쳐야 할 단점은 일기장뿐 아니라 따로 수첩에 적어 둔다. 나쁜 버릇이나 습관을 메모하다 보면 의식적으로 고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도움이 될 때가 많았다.”
 
 
  2. 청년기 ‘비정의 세월을 건너는 법’ - 《중국철학사》
 
2013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 당시 칭화대 연설 뒤 선물로 받은 《중국철학사》의 저자 펑유란(馮友蘭)의 서예작품 족자. 과거 박 전 대통령은 “나를 돌아보며 마음의 중심을 잡아가던 때 만난 책이 《중국철학사》였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어머니 육 여사가 서거한 후부터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면서 틈틈이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대학교 다닐 때 갑자기 어머니가 서거하면서 어머니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때 글을 참 많이 썼습니다. 정신운동을 한 것이지요. 일기도 쓰고 했는데 학교 다닐 때는 교지에다가 글을 발표하기도 했어요.” (《한국수필》 2009년 7월호 中)
 
  박 전 대통령에게 있어 어머니 육 여사를 잃은 상실감은 매우 컸다. 자식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어머니 육 여사를 평생토록 그리워했다. 2000년에는 《나의 어머니 육영수》라는 책을 직접 출간하기도 했다. 그만큼 책과 글을 좋아하는 그의 문학적 소질도 육 여사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생전 육 여사가 심신수양 차원에서 서도(書道-서예)를 연마했다고 자서전에서 회고했다.
 
  〈곁에서 보기에도 단순히 예술적 취미 같지는 않았다. 어머니는 어떤 어려움이 있거나 근심이 있을 때마다 책상 앞에 앉아 붓을 잡으셨다. 어느 날에는 밤늦도록 서도에 열중하고 계셨다. 밤을 새워 붓글씨를 쓸 만큼 어머니에게 힘든 시련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마저 서거하게 된 뒤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양친(兩親) 모두를 잃은 극한의 슬픔을 버텨 내고자 다시 책에 의지하게 된다. 중국 사상가 펑유란(馮友蘭)의 논저 《중국철학사》를 읽게 된 계기였다. 생사의 이치와 심오한 진리를 담은 동양철학을 통해 비극의 세월을 극복해 내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는 동양철학을 자기 삶의 ‘등대’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경전과 사서(史書) 등 인문·고전(古典)으로 독서의 장르적 범위를 넓혀 나간다.
 
  〈22살의 나이에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고 몇 년 되지 않아 아버지마저 또 그렇게 보내 드려야 했다. 숨쉬는 것조차 힘이 들었고 당장에라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동서양의 고전을 읽고, 명상을 하고, 매일 일기를 쓰고, 나를 돌아보며 마음의 중심을 잡아 가던 때 만난 책이 《중국철학사》였다. ‘깊은 방안에 앉아 있더라도 마음은 네거리를 다니듯 조심하고, 작은 뜻을 베풀더라도 여섯 필의 말을 부리듯 조심하면 모든 허물을 면할 수 있다’는 등의 글귀는 지금도 큰 울림을 준다.〉 (《월간 에세이》 2007년 5월호 中)
 
  이 같은 독서의 인연으로 2013년 박 전 대통령은 중국 국빈 방문 당시 베이징 칭화대 연설 뒤 펑유란의 서예 족자를 선물받기도 했다.
 
 
  3. 은둔기 ‘수양과 평정심의 길’ - 경전 및 《명심보감》 《정관정요》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나온 1980년대부터 18년 동안 야인생활을 했다. 평상시 명상과 단전호흡 등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가끔 전국의 산천을 찾아다니며 마음을 다스렸다. 그 뒤로 박 전 대통령은 ‘담력과 끈기가 생기고 서서히 자신감도 회복할 수 있었다’며 ‘여기에는 독서도 한몫을 했다’고 자서전을 통해 회상했다.
 
  〈그 무렵 나는 《법구경》 《금강경》 등 불경과 성경을 두루 찾아 읽었다. 동양철학 관련 책들과 《정관정요》 《명심보감》 등은 머리맡에 두고 수시로 보았다. 선인들의 뜻깊은 말 중 마음에 남는 것이 있으면 공책에 메모해 두고 생각이 어지러운 날 다시 펼쳐보곤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중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써 자신을 책망한다면 허물이 적을 것이요,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써 남을 용서한다면 사귐을 온전히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명심보감》의 한 대목에서 많은 위안과 평안을 얻었다고 술회했다.
 
  《명심보감》은 고려 충렬왕 시절 문신(文臣) 추적이 인생의 금언과 명구를 모아 놓은 고전이다. 《정관정요》는 중국 당나라 태종이 신하들과 나눈 정치 문답을 정리한 책으로 국가 통치의 요체를 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오랜 기간 경전과 사서 및 격언서(格言書)에 정신과 마음을 의존했다는 사실은 그의 또 다른 자전 수필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수필에서 그는 “비록 풍속이나 표현 방식들은 많이 달라졌다 하더라도 그 진리가 지향하는 이상은 한결같다”며 “만일 그것조차 물질문명과 함께 변하는 것이라면 성경, 경전, 옛 성현의 말씀들은 오늘날 그 가치가 설 땅을 잃을 것이 아닌가”라고 논하기도 했다.
 
  작가 진희정은 저서 《박근혜 스타일》에서 당시 그의 독서 경향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이 책(박근혜가 읽은 고전 및 경전)들은 주로 인간의 내면세계, 가치관, 마음가짐 등을 다룬다. 이를 통해 박근혜에게 독서의 의미는 일종의 자기 수양이 아니었는지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4. 진출기 ‘창조적 고독의 시간 너머’ - 창작 및 《열국지》 《인간 석가》
 
  야인 시절 박 전 대통령이 축적한 독서량은 그가 본격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자양분이 됐다. 그는 한 수필에서 ‘뜰에서, 차 안에서,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생각하고 메모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다듬는다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한자 한자 새겨 나갔던 (자신의) 노력과 시간’들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자신의 수필집 첫 출간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그 무렵 나는 문인의 길에 첫발을 내디뎠다. 나의 일상과 상념을 담은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을 출간하고, 그 후로도 《결국 한 줌, 결국 한 점》이라는 수필집을 펴냈다. 어느덧 나는 문인협회의 회원이 되어 있었다. 다방면의 책들을 읽고 좋은 구절들을 메모로 남기며 마음의 양식을 쌓으면서 차분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 시절 모아둔 글들은 지금도 내 인생의 지침서가 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첫 책을 출간한 시기는 1993년으로 3년간의 일기를 묶어 펴냈다. 그해 《한국수필》 신인문학상에 당선, 한국수필가협회에 회원 등록을 했다. 이듬해 한국문인협회에도 회원 등록을 했다. 1993년부터 시작한 그의 출간은 2007년까지 계속됐다. 2009년에는 국제펜 한국본부 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정식 문인으로 데뷔하는 동시에 그 이후부터 조금씩 정치·사회 분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인생사를 다룬 한 책은 그가 겪어 온 18년 동안의 ‘은둔 독서’를 ‘창조적 고독의 시간’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박근혜를 만든 것은 독서였던 것이다. 특히 박근혜를 거인으로 만든 것은 그녀가 고독하게 책에 몰두하면서 스스로 사색하며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통찰했던 18년이라는 창조적 고독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김병완, 《박근혜의 인생》 中)
 
  그 무렵 박 전 대통령은 책을 읽고 나서 독후감 형식의 일기를 썼다. 해당 책의 주제와 요점을 놓고 한 꺼풀 더 깊게 들어가 사유하면서 생각의 무게를 더했다.
 
  〈《열국지》는 어느 의미에서 지도자론이다. 지도자는 나라를 지키고 국민이 평안하게 살도록 다스릴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 정치의 요체란 무엇인가? 강태공은 ‘그것은 임금이 백성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고 또 어떤 사람은 ‘그것은 임금이 먼저 몸과 마음을 바르게 가지는 것’이라고 했다.〉 (1991년 2월 21일, 《열국지》를 읽고)
 
  〈어제 저녁에는 ‘제바달다’의 모반 부분을 읽었는데 역시 불타 같은 분도 이런 고통을 당했구나 싶어 마음의 위안이 되기도 하고, 인간 세상은 사람들에게 어김없이 이런 시련을 주는구나 싶기도 했다. 내가 그동안 사색을 통해 얻은 여러 가지 생각이 그 책 속에서 읽혀질 때는 반갑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했다.〉 (1991년 8월 21일, 《인간 석가》를 읽고)
 
 
  5. 도약기 ‘배움과 기록의 시대’ - 정치 그리고 《정의란 무엇인가》
 
2017년 3월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야인 시절 “늘 신문과 뉴스를 챙겨 보며 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과 걱정의 끈을 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진=조선DB
  1998년 4월, 은둔 생활을 정리한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는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보수정치의 아이콘’ ‘박정희 신화의 상징’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며 한나라당 대표, 5선 의원, 제18대 대통령을 역임하는 등 정치인으로 활약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정치 입문을 준비하기 위해 독서는 물론 신문과 잡지, 뉴스를 보며 세상사를 공부했다고 밝혔다.
 
  〈정치에 뛰어들기 전까지 하루하루가 배움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나는 정치와는 무관한 삶을 살고 있었지만, 늘 신문과 뉴스를 꼬박꼬박 챙겨 보며 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과 걱정의 끈을 놓지 못했다.〉
 
  그가 현역 정치인으로 활동할 시기에 ‘수첩공주’라는 별명이 붙었다. 민원이나 아이디어 등을 수시로 적기 위해 현장에 갈 때마다 수첩을 들고 다녔기 때문이다. 한동안 긍정적인 의미로 불렸으나 일각에서는 이를 멸칭(蔑稱)으로 삼아 그의 이미지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또한 수첩을 애용했다고 한다. 전국의 현장을 다니며 국민 목소리를 수첩에 기록한 뒤 실무자들에게 개선을 지시하거나 정책에 반영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항상 메모하는 습관으로 유명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아버지의 영향과 평소 독서로 길러진 기록 취향이 있어 수첩을 자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2010년 의원 시절 자신의 트위터상에 추천도서 목록을 소개하며 대중과 소통했다. 당시 그는 앞서 읽은 《열국지》(춘추전국시대를 다룬 중국 역사소설)와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로마제국의 탄생부터 전성기까지 다룬 역사서)를 네티즌들에게 추천했다. 그들의 책 추천을 받기도 했다. 그해 8월 1일 박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책을 추천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소개해 주신 책 중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당시 베스트셀러에 오른 정치철학서)는 최근에 읽었고 《생각의 좌표》(언론인 홍세화의 에세이)도 읽어 보겠다’고 답했다.
 
  이 밖에 박 전 대통령은 그 무렵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의 교양서도 읽었다고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
 
 
  6. 재임기 ‘파도에도 굳건한 바위처럼’ - 《철학과 마음의 치유》 《1일 1선》
 
2013년 6월 19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2013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해 부스에서 책을 고른 뒤 구매하고 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성현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동서양 고전들의 좋은 글귀가 저를 바로 세웠다”고 술회했다. 사진=뉴시스
  18대 대선 당시 《레이디경향》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날의 독서 이력에 대해 “(예전에) 제가 책을 엄청 많이 읽고 고전을 찾아 읽으면서 마음 다스리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림 하나를 보더라도, 예를 들어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를 보면서 멋있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거친 파도에도 굳건하게 서 있는 바위처럼, 나도 저렇게 살거야’라고 마음 다지기를 많이 하니까 그게 마음의 근육이 되더라”고 밝혔다. 그가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축적된 독서량은 자신에게 닥친 역경을 헤쳐 나가는 ‘마음의 근육’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는 그렇게 독서를 통해 ‘마음의 근육’을 길러 대통령에 당선됐다. 재임 시절에도 자신이 독서 후 얻은 깨달음을 설파하며 국정을 펼쳐 나갔다. 2013년 3월 25일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특허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 출간된 한 외국 학자의 책을 보면, 남을 기쁘게 하는 ‘타희력’을 발휘하는 게 결국 자신의 경쟁력이 되고 성공하는 지름길이라고 쓰여 있다. 정부 역시 국민을 행복하고 기쁘게 만들어 드리면 그것이 정부의 더 큰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성공하는 정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타희력(他喜力)이란 일본의 이미지 트레이닝 연구 및 코칭 전문가인 니시다 후미오가 쓴 《1일(日) 1선(善)》이라는 책에 등장하는 단어다. 이 책은 ‘하루에 한 번 남을 기쁘게 하는 타희력으로 일상의 행복을 키워 가는 법’을 다루고 있다.
 
  그해 6월 19일 박 전 대통령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다섯 권의 책을 샀다. 율곡 이이의 철학을 담은 《답성호원》, 알베르 카뮈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판인 《일러스트 이방인》, 로맹 가리의 장편소설 《유럽의 교육》, 철학치료의 이론적 모색을 정리한 《철학과 마음의 치유》, 실학자 홍대용이 정조 임금과 나눈 문답을 기록한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가 그것이다.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3 서울 국제도서전 개막식’에 참석한 박 전 대통령은 “책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인류가 남긴 문화의 보고”라며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성현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동서양 고전들의 좋은 글귀가 저를 바로 세웠다”고 술회했다.
 
 
  7. 탄핵기 ‘과거와 미래의 경계에서’ - 《토지》 《대망》 《제4차 산업혁명》
 
박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며 읽었다고 알려진 역사소설들. 왼쪽부터 박경리 소설가의 《토지》, 이병주 소설가의 《산하》, 일본대하소설 《대망》이다. 사진=교보문고
  박 전 대통령은 탄핵과 파면 이후 수감생활을 하면서도 독서를 꾸준히 지속했다. 2016년 말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직무정지 기간 당시 관저에 머물며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책을 읽었다고 한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의 저술로 4차 산업혁명의 본질과 영향, 대응책 등을 다뤘다.
 
  2017년 4월 초 서울구치소에서 막 수감생활을 할 당시부터 박 전 대통령은 재판 준비 외에 새벽에는 《영한사전》을, 낮에는 박경리 소설가의 《토지》를 읽었다고 전해졌다. 이후 이병주 소설가의 《지리산》과 《산하》를 섭렵하는 등 주로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격동기를 그려낸 대하역사소설을 열독했다.
 
  일본 전국시대를 다룬 대하역사소설 《대망(大望)》도 읽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혼란했던 당대를 평정한 군웅(群雄)들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정치인은 물론 기업 경영자들의 입신·처세 필독서로 널리 알려진 책이다.
 
  《대망》의 원작을 번역한 동서문화사의 고정일 대표는 과거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예전에 (박 전 대통령 측에) 한 세트를 보내 준 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때 읽다가 집에 보관해 둔 책을 다시 (구치소로) 넣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고 대표가 운영하는 동서문화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관한 서적들을 펴낸 출판사로 유명하다. 고 대표 또한 소설가로 등단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인생역정을 그려낸 대하전기소설 《불굴혼 박정희》 10권을 펴내 독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과거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서 활동한 도태우 변호사는 《월간조선》 2017년 12월호에서 “박 전 대통령께서는 최근 영문으로 된 《Condoleezza Rice》라는 책을 읽고 계시다”고 말하기도 했다. 콘돌리자 라이스는 흑인 여성으로 미국 국무장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2006년 박 전 대통령이 면도칼 피습을 당했을 때 그가 위로 전문을 보낸 사실이 위키리크스를 통해 뒤늦게 공개됐다.
 
  근래에는 역시 대하소설인 김주영 소설가의 《객주》, 최배달의 일대기를 다룬 《바람의 파이터》 등을 읽으며 여유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대개 주인공이 역사적 현실 등으로 고난을 겪고 다시 극복해 나가는 서사가 백미인 작품들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박 전 대통령의 독서 경향을 두고 일각에서는 ‘정치적 상징이나 메시지’가 들어있는 것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등록일 : 2018-02-10 08:44   |  수정일 : 2018-02-2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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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 2018-05-04 )  답글보이기 찬성 : 3 반대 : 7
만화책읽고있다는데 이건 뭔개소리 ㅋㅋ
그레이  ( 2018-03-25 )  답글보이기 찬성 : 3 반대 : 0
중국철학사를 읽으셨다고? 어불성설 이올시다.
argos  ( 2018-02-25 )  답글보이기 찬성 : 14 반대 : 12
기자는 박근혜의 토론이나 연설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나? 박근혜는 원고나 수첩 없이 대화를 이어나갈 지능이 못되는 사람이다. 장담컨대 박근혜의 지적 수준으로는 고전은커녕 통속소설 한 권 끝까지 읽어내기가 버거울 것이다. 독자와 국민을 우롱하는 낯뜨거운
기사 당장 내려라.
  ( 2018-02-17 )  답글보이기 찬성 : 12 반대 : 15
1년에 책 몇권 읽지 않는 민초들(촛불)을 이용한 정치적시련이라∼∼
영웅에게도 운명적탄압은 피하지 못함을 가히 인식함에
재판이라는 세속적 판단에 운명을 비켜가려 애써 읍소한다하고 변명하며 세간의 흥미의 대상거리로 나딩구다는 것은 현인이 아닐지니∼∼
탄핵당하고 구치소에 있다하여도 고귀한 품격은 스스로를 지켜가는 힘이라는 걸 진정 아십니다!!!
김사라  ( 2018-02-17 )  답글보이기 찬성 : 20 반대 : 19
일부러 욕쳐먹으려고 작정하지 않은 이상 이런 닭살돋는 헛소리를 기사라고 싸지르진 못했을텐데. ㄹ혜에게 책을 읽을 지능따윈 없습니다.
희찬  ( 2018-02-16 )  답글보이기 찬성 : 14 반대 : 18
이 게 기사라고 웃시내요. 기레기들 백수되는 날 청년실업해결됩니다. 신승민씨가 백수 되길 기대합니다. 그 자리 청년에게∼
  ( 2018-02-15 )  답글보이기 찬성 : 9 반대 : 17

염병한다
whytjs  ( 2018-02-15 )  답글보이기 찬성 : 23 반대 : 19
좃선은 여태 이러고 있다. 문인 대통령이라는 찬사까지..
하긴 형광등 100개의 아우라라고 아부 떨던 것들이니 무리도 아니다.
그런데 어떤 걸 독서 하길래 뇌구조가 그 모양인지.?.
어흥  ( 2018-02-15 )  답글보이기 찬성 : 13 반대 : 17
좃선 씨펄 처참하다. 아직도 빨아주냐?
모모  ( 2018-02-15 )  답글보이기 찬성 : 13 반대 : 17
염벙허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발새끼  ( 2018-02-15 )  답글보이기 찬성 : 15 반대 : 16
캬악 퉷!
조리  ( 2018-02-15 )  답글보이기 찬성 : 8 반대 : 9
이공겨 대통령이람서 빨더니.언젠 창조과학이라며
고상용  ( 2018-02-14 )  답글보이기 찬성 : 20 반대 : 19
말하는 꼴이나 리액션을 봐도 대가리 텅텅이더만 그 읽었다던 거 어디로 다 샜다냐. ㅎㅎㅎㅎ
더쿠  ( 2018-02-14 )  답글보이기 찬성 : 40 반대 : 14
박근혜가 문인대통령이라고? ㅋㅋㅋㅋ
진심이냐?ㅋㅋㅋ
북조선일보  ( 2018-02-14 )  답글보이기 찬성 : 24 반대 : 8
학교 다닐때도 보면 놀지도 않고 줄창 교과서를 파는데 시험만 보면 죽을 쑤는 애들이 있었지. 책으로 배우고 익히는 공부를 하랬지 그냥 활자 하나하나 읽기만 하면서 시간낭비하랬니? 북조선일보도 이름답게 이미 바닥 끝까지 추락한 백두혈통 방계 남로당 스파이 출신 팔공산혈통에 아부하느라 애쓴다.
ㅋㅋ  ( 2018-02-14 )  답글보이기 찬성 : 27 반대 : 16
가지가지한다
김동옥  ( 2018-02-14 )  답글보이기 찬성 : 23 반대 : 14
그렇게 많은 독서를 했건만 인생은 실패인가요 ? 안쓰럽네요
  ( 2018-02-14 )  답글보이기 찬성 : 26 반대 : 6
참 좋은 책을 많이 읽으셨군요. 이 기사를 읽으며 좋은 책을 읽는다하여 옳고 그름의 분별력과 바른 지혜를 얻는 것은 아니구나 절감하게 됩니다. 고위공직자들의 불법 비리 성추문 소식들을 들으며 많이 읽고 배운 분들의 도덕성과 윤리성이 그들의 배움이나 독서와 전혀 관계 없음도 또한 깨닫게 됩니다. 반면교사로서 참 유익한 기사였습니다. 저 많은 귀한 글들, 저 깊은 지혜들을 읽고도 스스로를 반추하여 잘못을 돌이켜 바로 세우지 못한 삶의 귀결을 바라보며 참 만감이 교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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