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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거센 반발 부른 조국 민정수석...청와대 ‘팩트체크’ 제대로 하나

글 | 김성훈 주간조선 기자

▲ 지난 11월 29일 천주교 주교회 생명윤리위원장인 이용훈 주교를 찾아가 머리 숙여 사과하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photo 장련성 조선일보 객원기자
문재인 정부가 팩트(사실)에 둔감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책 방향을 미리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사실을 애써 무시하거나 자의적으로 인용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사실이 이념에 묻히는 것 같다”는 비판이 나온다.
   
   천주교의 거센 반발을 불러온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설화(舌禍)가 대표적이다. 조국 수석은 지난 11월 29일 천주교 주교회 생명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용훈 수원 교구장을 찾아가 자신의 최근 발언에 “실수가 있었다”며 머리 숙여 사과했다. 낙태죄 폐지 국민청원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본의와 다르게 인용했다는 천주교 측의 비판을 받아들인 것이다.
   
   조 수석은 지난 11월 26일 국민청원 답변 과정에서 “근래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신중절에 대해서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청원을 계기로 우리 사회도 새로운 균형점을 찾았으면 좋겠다.… 내년에 임신중절 실태조사를 실시해 현황과 (중절) 사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겠다. 실태조사 재개와 헌법재판소 위헌심판 과정에서 사회적·법적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며 입법부에서도 함께 고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수석의 발언을 문맥만으로 보면 교황이 임신중절을 반대해온 기존 천주교의 입장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현재 불법으로 규정된 임신중절에 대해 새로운 정책을 모색하면서 교황의 발언을 정책 추진 근거로 삼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천주교 측은 조 수석이 교황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반발했다. 조 수석의 발표 다음 날인 11월 27일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는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과 관련한 공개질의’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청와대의 발표처럼, 인공임신중절에 대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주교회의는 “(청와대가) 마치 프란치스코 교황이 낙태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기본입장 변화를 시사하고 있는 것처럼 발표했다”며 “이는 국민에게 마치 천주교가 낙태죄 폐지와 관련하여 긍정적으로 논의할 수도 있으리라는 착각을 갖게끔 하며,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을 맡고 있는 정재우 신부 역시 가톨릭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조 수석의 발언은 왜곡된 인용이라고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교황의 발언은 2013년 이탈리아에서 발행하는 ‘라 치빌타카톨리카’ 잡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정 신부는 “(당시 교황은) 가톨릭 교회가 교리를 선포할 때 더 핵심적인 부분에 집중해서 교리를 선포할 필요가 있다면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교황은 여러 차례 낙태에 대해 강하게 반대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조국 수석의 사과 후 청와대 측은 조 수석의 잘못된 발언이 교황의 인터뷰를 전한 ‘아이리시 타임스’ 기사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가 부정확한 사실에 근거해 정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 정부가 공무원 증원 정책의 근거로 제시한 OECD 통계 역시 사실과 다르다는 논란이 일었다. 현 정부는 OECD 국가들의 공공 부문 일자리 평균 비율이 21.3%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8.9%에 불과하기 때문에 공무원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인용한 OECD 통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OECD 국가들은 우리나라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사립학교 교원, 비영리 공공단체 직원 등도 공공부문 일자리에 포함하기 때문에 우리보다 공공부문 일자리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OECD도 공공부문 일자리 통계와 관련해 “대부분 국가는 국제노동기구(ILO) 조사 기반이지만 한국, 포르투갈 등은 ‘해당 국가에서 낸 자료’라며 데이터 활용에 유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 OECD가 2016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일반정부지출 중 공무원 보수 비중은 21%로 OECD 평균인 23%와 큰 차이가 없다.
   
   비급여 항목의 전면 급여화를 골자로 하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와 관련해서도 현 정부가 내놓은 통계 수치는 ‘절반의 사실’만 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9일 ‘문재인 케어’ 정책을 발표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의료비 본인부담률이 OECD 평균의 2배”라고 강조했다. 2014년 기준 경상의료비 중 가계직접부담비율은 OECD 평균이 19.6%이고 한국은 36.8%로 대통령의 언급 자체는 틀리지 않다. 그러나 1인당 지출하는 총 의료비를 기준으로 삼으면 OECD 평균 3689달러, 한국 2300달러로 오히려 우리가 OECD 평균의 64%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연간 외래진료 건수와 평균 병원재원 일수는 각각 14.9건, 16.5일로 OECD 평균 7.0건, 7.2일과 비교해 2배 이상이다. 문 대통령의 발표만 들으면 우리 국민이 OECD 평균 2배의 의료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실상은 2배 이상의 진료를 받으며 64%의 의료비만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 지난 6월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연설하는 문재인 대통령.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말해 일본 정부의 항의를 받았다. photo 김종호 조선일보 기자

   탈원전정책 관련 잘못된 근거 제시
   
   문 정부는 탈원전정책과 관련해서도 사실과 다른 정보들을 근거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경주지진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는 너무나 치명적”이라며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태를 예로 들었다. 하지만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신문 기고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지진이 아니라 지진 후 쓰나미로 발전기가 침수되면서 발생한 사고라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원전을 산업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1960년대 후반 이래 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후쿠시마 사고로 1368명이 사망했다”며 탈원전정책의 근거로 들었지만 이 역시 잘못된 수치 인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들으면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1368명이 죽었다는 의미로 들리지만 후쿠시마에서 방사능 피폭으로 사망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 대통령이 인용한 1368명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5년간 이재민 시설에서 생활하다 다른 이유로 사망한 사람들로서 그중 3분의 2가 80대 이상 고령자였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후쿠시마 사망자 숫자 인용이 논란을 빚자 일본 정부도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올바른 이해에 기초한 게 아니어서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뜻을 공식 전달했고, 청와대는 잘못을 시인했다.
   
   문 대통령은 서구 선진국이 원전을 줄이며 탈핵을 선언하고 있다고 강조했으나 이것도 절반의 사실만 담고 있다. 독일, 스위스 등의 국가가 탈원전정책을 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국의 경우 원전 증설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도 후쿠시마 사태 이후 멈췄던 원전들의 재가동을 시작했다. 또 탈핵을 선언했던 대만도 전력난에 부딪히자 원전 가동을 재개했다. 중국·러시아도 원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신규 원전 60기가 건설 중에 있다.
   
   현 정부가 밀어붙이는 4대강 수문 개방 역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불명확한 팩트를 근거로 삼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대강 보 설치가 녹조 발생을 불러왔다”는 일부 환경론자들의 주장이 수문 개방의 근거가 되고 있지만 보 설치와 녹조 발생의 상관관계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당선 이후 4대강 보의 수문 개방을 지시했고 지난 6월 이후 16개 보 가운데 녹조가 심한 것으로 판단된 6개 보의 수문이 열렸다.
   
   현재 보를 개방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녹조 발생이 감소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환경부 조사 결과 영산강에서는 오히려 보를 개방한 죽산보의 남조류가 개방하지 않은 승천보보다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1월 10일 수문 개방 보를 14개로 확대하고 금강 세종보 등 5개 보는 수문을 전면 개방해 최저 수위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자유한국당은 11월 12일 논평에서 “남조류 증식 등 부영양화는 4대강 보보다 지류·지천의 비점오염원이 수질악화의 주 원인이라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외치는 소리에는 귀를 닫고 오로지 4대강 보에 ‘수질악화 죄목’을 씌우고 있다. 철저히 기획된 보 철거 명분 쌓기용 실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인사검증도 취약
   
   팩트 체크에 약해서인지 정부의 인사검증에서도 난맥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 출범 이후 초대 내각 인선이 완료되기까지 무려 195일이나 걸렸고 이 과정에서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7명이 낙마했다.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교수 재직 시절 품행과 관련해 구설에 오르며 임명 12일 만에 사의를 표한 것을 시작으로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했다.
   
   초대 내각에서 마지막으로 임명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편법 증여, 증여세 탈루, 갑질 임대차계약 등의 의혹을 일으키며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지만 현 정부는 임명을 강행했다. 이 외에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됐다. 문 대통령이 “집권 후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5대 비리 연루 시 인사에 배제하겠다”는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자체 인사검증에서 문제가 될 사안을 걸러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청문회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됐음에도 임명을 강행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는 현 정부가 팩트에 둔감한 것은 “왜곡되고 좁아진 시각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이런 분석을 했다.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야 하는데 자기들과 가까운 사람들이 해주는 말에만 휩쓸려가는 것 같다.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해온 전문가 집단을 마치 적폐세력인 양 규정하고 사실과 다른 주장에 귀기울이는 분위기가 느껴져서 안타깝다.”
등록일 : 2017-12-04 08:17   |  수정일 : 2017-12-0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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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하면  ( 2017-12-04 )  답글보이기 찬성 : 4 반대 : 0
정구사가 적통이지. 앞으로 크게 될껴.
정승규  ( 2017-12-04 )  답글보이기 찬성 : 9 반대 : 0
능력도 안되고 자질은 더욱 없고, 임명권자 입맛만 맞추는 능력만 뛰어난자가 나라를 망치는것은 당연한데 임명권자가 그걸 판단할 늘력이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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