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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재밌게"...'수포자'를 위한 유튜브 채널 '선생님 클라쓰'

충북 교사 8인 힘 모아 운영..."아이들 교실서 따라부르는 모습에 뿌듯"

글 | 이유진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2021-01-28 09:19

▲ 유튜브 '선생님 클라쓰'의 교사 8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현경·이정은·탁미래·최현민·양정민·김도경·이기석·권혁상 교사. 사진=선생님 클라쓰 제공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딱 적당한 숫자! 여러 수를 대표하는 값! 내 이름은 '평균'이라네!" 

인기 가수 마마무의 노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가사에 느닷없이 수학 개념이 등장했다. 유튜브 채널 '선생님 클라쓰'에 올라온 '평균과 가능성 쏭'의 한 구절이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추고 수학 개념을 노래하는 이들은 모두 현직 초등학교 교사들이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흥'과 '수학'을 더한 '선생님 클라쓰'는 수학 공부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른바 '수포자' 학생을 위한 채널이다. 충북 지역 초등학교 교사 8명이 똘똘 뭉쳐 지난해 3월 탄생했다. 채널에는 '노래로 배우는 수학' 외에도 문제를 쉽고 재밌게 설명하는 '수학 익힘 풀이' 등 500여 개의 동영상이 게시됐다. 채널은 쑥쑥 성장해 어느새 구독자 1만여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 19일, '선생님 클라쓰'의 주인공 권혁상(진천 이월초), 김도경·이기석(청주 행정초), 김현경·탁미래(청주 만수초), 양정민(청주 수성초), 이정은(청주 주중초), 최현민(청주 남이초) 교사를 화상 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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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배우는 수학' 영상 속 한 장면./선생님 클라쓰 제공 

수학을 포기하지 않길 바라며 시작

"수학은 한번 진도를 놓치면 따라가기 어려운 과목 중 하나예요. 앞서 배운 개념을 잊지 않고 기억했다가, 다음 단원에 계속 응용해야 하기 때문이죠.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수학을 재밌게 배울 수 있을까, 늘 고민했어요. 그러다 떠올린 게 유튜브죠!"

교사들은 "학생들이 쉽게 수학을 포기해 버리는 게 안타깝다"고 입 모아 말했다. 코로나19도 학습의 장애물이었다. 아이들이 진도는 잘 따라오고 있는지, 원격 수업으로 수학 공부를 하는 게 재미없지는 않은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선생님 클라쓰'가 탄생한 이유다.

선생님 클라쓰에는 주로 수학 문제 풀이 영상이 올라온다. 이때 선생님들은 단순히 문제만 푸는 게 아니라, 어린이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도구를 사용한다. 나눗셈을 설명할 때 직접 귤을 한 박스 가져와 하나씩 접시에 나눠 담으며 가르치는 식이다. 그중 학생들이 가장 환호하는 콘텐츠는 '수학 뮤직비디오'다. 선생님들은 트로트 가수 '영탁' 노래에 맞춰 직육면체를 설명하고, 인기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동요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소수의 곱셈'도 쉽게 가르친다. 선생님들은 숫자판을 들고 춤추며 망가지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여준다. 탁미래 선생님은 "수학을 어렵게만 느끼는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재밌는 영상을 보며 공부하기를 바랐다"며 웃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만들어요

8명의 선생님이 모이게 된 건 회장을 맡은 김도경 선생님의 제안이었다. 김 선생님은 충북 수학교과 연구회에서 함께 알고 지내던 선생님을 비롯해 같은 학교 동료 등 동참할 교사를 하나둘 모았다.

같은 목적으로 모였지만 영상 제작이 처음부터 순조롭지는 않았다. 대부분 간단한 영상 편집조차 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은 하나하나 직접 부딪쳐 봐야 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익힌 요령을 서로 공유했고 잘 모를 때는 각 학교의 정보 담당 선생님을 찾아가 설명을 듣기도 했다.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영상은 아무래도 수학 뮤직비디오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고르는 일부터, 가사에 수학 개념을 더해 개사(改詞)하는 일까지 어느 하나 쉬운 게 없어요. '반올림' 개념을 어느 노래에 넣어야 가장 잘 전달될지 수십 번도 넘게 고민했다니까요(웃음). 아이들이 듣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게끔 중독성 있는 노래를 주로 선택해요." (탁미래 교사)

영상 편집을 담당하는 김현경 선생님도 "재밌는 영상을 만들고 싶어 매일같이 다양한 유튜브 채널을 분석한다"며 "인기 채널의 영상을 보고 재밌는 음향·영상 효과를 배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보고 있다는 게 가장 뿌듯"

"TV에서 갑자기 제 목소리가 나오는 거예요. 순간 제 귀를 의심했어요."

최현민 선생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떠올렸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의 초등학생 아들이 '선생님 클라쓰' 영상으로 공부하는 장면이 나온 것이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TV를 보다 깜짝 놀란 최 선생님은 "내가 한 노력이 헛되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2학년 담임 이기석 교사는 "아이들이 교실에서 노래를 부르기에 들어봤더니 선생님 클라쓰의 5학년 수학 노래였다"며 "다른 학년의 영상을 보면서 예습, 복습까지 하는 걸 보고 놀랐다. 유튜브 스타가 될 거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아이들의 반응을 실제로 보니 뿌듯했다"고 말했다.

8명 전원이 모여 촬영한 건 아직 2~3번밖에 없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함께한 팀처럼 호흡이 척척 맞는다. 학교 일로 바쁜 와중에 유튜브까지 운영하는 '체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교사들은 "늘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초등학교 교사의 끼와 재능 덕분"이라고 말했다.

"수학을 싫어하는 전국 모든 친구들! 선생님 클라쓰가 곁에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영상 보면서 한바탕 웃고 나면 어느새 수학 개념이 머릿속에 쏙 들어가 있을 거예요."

등록일 : 2021-01-28 09:19   |  수정일 : 2021-01-2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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