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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후기, 명예훼손에서 안전할까요?

글 | 한정원 법무법인 굿윌파트너스 변호사 2019-09-11 12:13

인스타그램 등 개인 SNS 이용이 활성화되고, 블로그,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한 인터넷 상의 정보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음식점, 숙박업소 등의 업체를 선택하기 전에 ‘인터넷 후기’를 찾아보는 것이 일상화 된 지 오래다. 그러면서 인터넷 후기가 가지는 힘은 점점 막강해졌고, 단 하나의 인터넷 후기에도 업체가 망하기도 흥하기도 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인터넷 후기를 남긴 소비자와 업체 사이의 갈등 사례는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인터넷에 좋지 않은 후기를 남긴 후, 업체가 이를 이유로 명예훼손죄로 고소하겠다고 하며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에 좋지 않은 내용의 후기를 남길 경우, 명예훼손죄의 성립이 가능한 것일까?
먼저, 인터넷 후기를 남긴 경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상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사람을 비방하는 경우에 성립하는데, 인터넷 후기의 경우 특히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가장 문제된다. 

이 문제에 관하여 대법원에서 상세히 판단한 사례가 있다.

A는 아이를 출산한 후 다른 사람이 인터넷에 남긴 후기를 보고 B가 운영하는 산후조리원을 이용하였다. 이후 A는 총 9차례에 걸쳐 임신, 육아 등과 관련한 인터넷 카페와 자신의 블로그 등에 이용후기를 게시하였다. A는 이용후기에서 임산부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글을 작성한다는 점을 밝힌 후, 위 산후조리원에서 지내면서 직접 겪은 불편했던 사실 등을 적고, 환불을 요구하며 후기를 올리겠다는 A의 요구에 대해 산후조리원 측이 ‘막장으로 소리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기재하기도 하였다. 이에 B는 A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을 근거로 A를 고소하였다.
 
위 사안에서 1, 2심은, ① 위 카페는 회원수가 2만명이 넘는 점, ② 각 게시물 내용이 산후조리원에 대한 정보제공차원을 넘어 A의 불만제기에 대응하는 B의 태도와 언행을 인격적으로 비난하는 표현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점, ③ B가 A의 환불 요구를 거절한 직후 게시물 및 댓글을 계속적, 중복적으로 게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A가 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하여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이에 A에게 5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 1, 2심과 다른 판단을 하였다. 대법원은, A의 인터넷 후기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며, A의 주요한 동기나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이용대금 환불과 같은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A에게 비방할 목적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이 위 사안에서 A의 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유는, ① A가 산후조리원을 실제 이용한 소비자로서 겪은 일과 이에 대한 주관적 평가를 담은 이용 후기인 점, ② ‘B의 막장 대응’ 등과 같이 다소 과장된 표현이 사용되기도 했지만, 이는 A가 제기한 불만에 대응하는 피해자 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고, 인터넷 게시글에 적시된 주요 내용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 점, ③ 산후조리원에 관한 정보는 출산을 앞둔 임산부들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으로, A가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려는 임산부의 신중한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글을 게시하게 됐다고 동기를 밝힌 점, ④ A가 같은 내용의 글을 반복 게시하였지만, 이는 자신의 글이 B 측의 요청 등으로 인터넷에서 삭제되거나 게시가 중단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⑤ A가 게시한 글의 공표 상대방은 인터넷 카페 회원이나 산후조리원 정보를 검색하는 인터넷 사용자들에 한정되고 그렇지 않은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⑥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모든 산모가 만족할 수는 없으므로 영리 목적으로 산후조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B로서는 불만이 있는 산모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명을 어느 정도 수인하여야 하는 점, ⑦ 산후조리원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는 내용의 글로 B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한 정도는 인터넷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정보 및 의견 교환에 따른 이익에 비해 더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다.
 
결국, 인터넷에 좋지 않은 내용의 후기를 남긴다고 하여 무조건적으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글을 남기게 된 경위나 글의 내용, 글이 노출되는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아, 인터넷 후기가 단순 비방의 목적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공공의 이익이나 비방의 목적이란 것은 추상적인 개념으로, 각 사안별로 그 판단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위 대법원 판례는 매우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여 줌으로써, 인터넷 상에 후기를 남기는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등록일 : 2019-09-11 12:13   |  수정일 : 2019-09-1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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