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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의 폭로, 김정은 제거 도모 세력 있다?

도희윤 “김정은 제거 후, 박정희 같은 사람을 세워 北 끌고 가다 통일하려는 계획 수립”

⊙ 북한 선전매체, ‘천인공노할 특대형국가테로범죄의 진상’이라는 글 통해 도희윤 대표 이름과 얼굴 사진 공개
⊙ 2014년 중반 ‘북한판 10·26’을 계획한 北 내부 혁명조직원과 연락 닿아
⊙ 혁명조직원 김성일씨 2016년 김정은 제거 위해 北 들어갔다 발각, 잔인하게 찢겨 죽은 듯
⊙ 지금 폭로하는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 요구 다 들어줬는데, 돌아온 건 기습도발
⊙ 혁명조직 대장(혁명조직의 지도자)은 김정일에게 엄청난 신뢰받은 인물
⊙ 혁명조직, 국가안전보위성·외무성 등 각계각층 엘리트로 구성
⊙ 혁명조직원, “남한 내 김정은 추종자, 北 주도로 통일될 경우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 충고
⊙ “문재인 대통령 집권 기간은 우리(북한인권운동 단체) 입장에서는 ‘고난의 행군’”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2019-05-24 09:50

▲ / photo by 조현호
《월간조선》이 2018년 6월호에 “북한 내부에 ‘북한판 10·26’을 계획한 北 내부 혁명조직이 존재한다”고 보도한 가운데, 우리 쪽 북한인권 및 통일 전문가가 ‘혁명조직’ 일원 1명과 오랜 기간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는 2019년 5월 16일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혁명조직원 김성일씨와 2014년 중반부터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그는 2016년 김정은 제거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북한에 들어갔다 잡혀 잔인하게 죽은 것 같다”고 했다.
  
도 대표는 “김씨가 말한 바로는 혁명조직의 장(長)은 김정일에게 어마어마한 선물을 받을 정도의 핵심인물”이라며 “김씨는 ‘혁명조직은 최고 엘리트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고 내게 말했다”고 전했다. 도 대표는 “우리 혁명조직이 만만한 조직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며 “김일성대학을 아주 우습게 봤다”고 했다.  
  
혁명조직원들은 김정은을 그대로 두고서는 북한·북핵 문제의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스위스에서 교육받은 김정은이 개방형 리더가 될 수도 있겠다고 기대했지만, 집권 내내 핵·미사일 도발, 잔인한 측근 처형 등의 행태를 보면서 ‘레짐 체인지’밖에 방법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도 대표는 “혁명조직 일원은 ‘김정은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방법은 그를 제거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며 “그는 ‘새로운 지도자가 또 독재를 하더라도, 그건 개발독재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신격화된 독재보다 낫다. 박정희 같은 사람으로 북조선을 끌고 가다 통일을 이루면 된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사실을 지금 밝히는 이유에 대해 “지금 대한민국 국민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북한 내부에서 꿈틀거리는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존폐(存廢) 여부가 결정 난다”며 “남북이 평화를 위한 대화를 시작한 것은 환영하지만, 김정은 자체를 치켜세우는 것은 북한 내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씨를 말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 대표의 결심에는 지난 5월 4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미 간 중재자·촉진자를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미국 ‘블룸버그통신’)이란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북한의 요구를 들어줬는데도 ‘기습 도발’을 자행한 북한을 보면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상’은 ‘환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2014년 사무실로 걸려온 전화 한 통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와 2014년 중반부터 연락을 해온 북한 내부 혁명조직원 김성일씨. 북한 ‘우리민족끼리’ 캡처
도 대표는 김정은 제거를 계획한 북한 내부 혁명조직원과 처음 어떻게 연결이 됐을까. 2014년 중반 국내 대표적 북한인권전문가인 도 대표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북한 사람이었다.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은 도 대표는 그와 2년 가까이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신뢰를 쌓았다. 도 대표에게 마음을 연 북한인은 자신을 이른바 ‘북한판 10·26’을 계획하는 이른바 혁명조직의 일원이라고 소개했다.
  
― 2014년 혁명조직원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군요.
  
“2014년 중반에 이 친구가 우리 피랍탈북인권연대 사무실에 전화를 했습니다. 당시 제가 사무실에 없어서 통화를 못 했죠. 우리 직원에게 제 휴대폰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는데, 알려주지 않았나 봐요. 누군지 모르니까요. ‘정, 대표님과 연락하고 싶으면 전화번호를 남기라’고 했대요. 그랬더니 ‘알았다’면서 전화번호를 줬대요. 직원이 저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면서 전화번호를 주더군요. 전화번호를 보니까 해외였어요. 전화를 걸어, ‘나 도희윤이란 사람인데 누구시오’ 하고 물으니, ‘저는 대표님을 오래전부터 아는 사람입니다’ 하더군요.”
  
―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다고요.
  
“네, 제가 출연하는 라디오 방송인데요, 대북방송이죠. 그것을 통해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제가 10년 이상, 이 방송을 하고 있으니까,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말이 틀리진 않은 것이죠. 우리 사무실 전화번호도 그곳에 전화를 걸어 알아낸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민족방송은 KBS가 남북 간 교류협력과 문화적 이질성 해소, 한민족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송출하는 라디오 채널로, 남북관계의 변화에 발맞춰 한민족으로서 동질성을 고양하고 통일과 통일 이후를 대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방송, 남북 교류 및 화해협력의 중심 방송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그리고 뭐라 하던가요.
  
“‘나는 북한 사람이다. 단순한 사람은 아니다. 뭔가 일을 하려는 사람이다’라고 했습니다. 느낌이 아주 묘했어요. 저도 북한인권운동을 하면서 북한 사람, 북한과 관련한 사람을 많이 만나서 조금 아는데, 보통 친구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관계를 좀 맺어보려는 생각에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그 친구가 제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걸어 신호가 간 후 끊으면 제가 다시 연락하는 식으로요. 해외 전화요금은 비싼데, 북한 친구들은 돈이 없잖아요.”
  
“박정희 같은 사람 내세워 北 끌고 가다 통일하면 됩니다”
  
도 대표는 그와 깊숙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태블릿 PC를 보내주었다. 해외에 있는 그에게 태블릿 PC를 전달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세 번의 실패 끝에 도 대표가 보낸 태블릿 PC가 그의 손에 쥐어졌다. 시간이 흐르고 그는 도 대표를 ‘형님’이라 불렀다. 신뢰한다는 뜻이었다.
  
“제가 우리 조직에 대해서는 언젠가 이야기할 때가 있을 겁니다.”
  
도 대표는 그의 정체가 너무 궁금했지만 참았다. 비밀요원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지 않듯이, 혁명조직원에게 조직의 우두머리 등 실체를 묻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그가 도 대표에게 의견을 물었다.
  
“김정은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방법은 오직 한 가지 방법밖에 없습니다. 북한은 절대 대한민국처럼 민주주의 선거로 정권을 바꿀 수 없습니다. 김정은이가 무조건 나타나는 곳이 있습니다. 핵심들만 아는 장소죠. 그때를 노리면 됩니다. 만약 새로운 지도자가 또 독재를 하더라도, 그건 개발독재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신격화된 독재보다는 낫지요. 박정희 같은 사람으로 북조선을 끌고 가다 통일하면 됩니다. 형님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혁명조직원의 두 가지 요청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와 김성일씨가 주고받은 대화 메신저 일부분. 김씨는 도 대표를 형님이라고 불렀다. 사진=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제공
도 대표는 “옳은 말씀”이라고 했다. 그러자 그가 도 대표에게 두 가지를 요청했다.
  
― 요청한 두 가지가 뭡니까.
  
“하나는 자기네가 북한 주민들의 실제 이야기를 담아 보낼 테니 국제사회에 퍼트려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북한인권 일을 하면서 국제사회와 계속 교류하고 있으니까 저를 통하면 진실이 더 빨리 알려진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항일투사 이력까지 날조하는 김일성 일가의 우상화를 뒤집는 객관적 자료를 찾아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자기네가 만들고 싶지만, 북한에는 자료가 하나도 없다고 하더군요.”
  
― 다 들어줬나요.
  
“그럼요. 김일성 일가 자료 때문에 고생깨나 했습니다. 우리가 가진 자료는 방대하잖아요.”
  
― 김일성 일가 자료는 북한 주민들에게 배포하려고 모아달라고 했을 텐데요.
  
“자기네가 알아서 뿌린다고 하기에 방법을 물으니, SD 메모리 카드를 이용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 메모리 카드에 담아서 뿌리겠다고요.
  
“SD카드는 북한에서 하나에 5달러(장마당 가격)에 팔린답니다. 북한에서 5달러는 큰 돈이죠. 비가 올 때 (북한 내 조직원들이) 출장 가는 날이 있답니다. 그들한테 김일성 일가의 진실이 담긴 SD카드를 주면 이 조직원은 미리 구멍을 뚫어놓은 바지 주머니에 이 SD카드를 넣고 주변을 돈답니다. 그러면 카드가 자연스레 땅에 떨어지는데, 비 오는 날은 바닥이 진흙이라 뭐가 떨어졌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걸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죠. 땅이 마르면 땅에 떨어진 SD카드가 보이는데, 너도 나도 다 주워간답니다. 돈이 되니까요. 다시 팔기 위해서는 안에 파일이 있는지 확인하고 지워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김일성 일가의 민낯이 담긴 파일을 열어 읽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외에도 무궁무진하답니다. 배포하는 방법은.”
  
도 대표가 말을 이었다.
  
“(그가) 또 다른 뭔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모두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북한에서 그런 것을 제작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면서요.”
  
 ― 그래서 어떻게 했습니까.
  
 “거기까진 제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 그 물건을 구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차선책은 있었습니까.
  
“자신들이 염두에 둔 계획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상세히 물어보지 않았지만, 그 친구가 자신은 화공학을 전공했다고 하더군요. 일반 수준의 전공자가 아닌 상당히 숙련되고 전문적인 영역에까지 도달한 친구라는 느낌을 받았지요. 지난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 경호원들이 ‘평화의 집’에 미리 방문해서 방명록을 두 차례 소독하고, 방명록 쓰는 펜과 김정은이 앉을 의자의 팔걸이와 등받이, 다리까지 꼼꼼히 닦는 거 보고 그때 나눈 이야기가 생각나 소름이 돋았습니다.”
 
  ― 혹시 요구한 물건이 첨단무기였나요.
 
  “….”
  
“형님, 제가 키만 좀 더 컸어도 호위사령부로 차출됐을 겁니다”
  
― 혁명조직의 일원이라고 하는 사람은 무슨 일을 했습니까.
  
“외국에 파견 나간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위치로 보였습니다.”
  
― 왜 그 사람 말을 믿게 된 겁니까.
  
“2년 가까이 거의 매일 연락을 주고받았잖아요. 그러면서 제가 발견한 사실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무의식적으로 ‘내 방에서 뭐 뭐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노동자들이 모여 있는 집단에 자신의 개인 방이 있다는 건 급이 대단히 높은 겁니다. 또 제 물음에 한 답들을 보면 굉장히 수준이 높았지요.”
  
― 북한 엘리트 중 한 명이라고 판단했다는 말이군요.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어요. 제가 《월간조선》에 기고할 글에 자세히 적겠지만 ‘형님, 제가 키가 조금만 더 컸어도 호위사령부에 차출됐을 겁니다’라고요. 호위사령부는 집안 배경 등 신분이 철저히 검증된 사람만 뽑지 않습니까.”
  
호위사령부에 선발되는 인력 대부분은 북한에서 최고의 신체 능력과 호신술, 사격술, 충성심 등으로 엄선된 자들이다. 선발 과정은 충성심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호위사령부 출신 자녀만 다니는 평양 미산고등중학교 졸업생 위주로 뽑는다. 또한 각지에서 신체 능력과 집안 배경 등 신분이 철저히 검증된 청소년들에 한해 고등학교 졸업 전부터 특별관리를 하는 등 선발 과정이 매우 정밀하다.
  
― 혁명조직에 대해서는 절대 말하지 않던가요.
  
“‘이게(혁명조직) 만만한 조직이 아닙니다’라고 표현했어요. 그리고 ‘형님께 모두 밝힐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히 밝힐 수 있는 건 우리 대장(혁명조직의 지도자)이 김정일로부터 엄청난 신뢰를 받았던 사람입니다’라고 했습니다.”
  
― 혁명조직 대장이 최고위층 관계자인 모양이네요.
  
“저는 그렇게 판단했죠. ‘조직에는 국가안전보위부(최근 보위성으로 바뀜) 소속이 많은가 봐요’라는 식으로 떠보면 ‘보위부뿐만이 아니라 외무성 등 각계각층에 다 포진돼 있습니다’라고 답했으니까요. 그런 조직을 이끌려면 최고위층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2018년 2월 영국으로 망명한 한국군 대령급에 해당하는 50대 후반 강모 대좌도 혁명조직과 관계있다고 봅니다.”
  
김일성 모친 강반석의 인척도 혁명조직원?
 
‘북한판 10·26’을 계획한 北 내부 혁명조직은 김정은을 제거하고 박정희 같은 사람으로 北 끌고 가다 통일하려는 계획을 수립했다. 김정은이 5월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김일성의 모친 강반석(1892~1932)과 인척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그 사람 말입니까? 그래도 김일성 모친 친척인데 혁명조직과 관계가 있을까요.
  
“(관계가 전혀 없다면) 왜 김정은이 이 간부를 암살하라는 지시를 내렸을까요.”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강 대좌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검토하고 현지 확인 활동을 지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또한 핵과 미사일 개발 인재 육성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 학자들을 북한과 연계시키는 데 대한 물밑작업도 담당했다.
  
― 혁명조직은 지금도 활동 중인가요.
  
“확답할 수는 없지만, 제가 연락하던 그 ‘아우’는 자신들의 계획이 들통나 북한 당국에 잡혀갔습니다.”
  
― 잔인하게 죽였겠네요.
  
“바로 죽였을 수도 있고, 아니면 살려뒀다가 활용할 목적으로 정치범수용소 에 보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자기는 죽어도 괜찮지만, 아들만은 살리고 싶다고 했는데…. 한번은 ‘형님 저는 죽습니다. 저는 살려고 혁명운동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제가 인간폭탄 역할을 해서라도 죽을 각오가 돼 있습니다’라고 하기에 ‘너 죽으면 마누라하고 자식은 어떡하느냐’고 물으니, ‘형님 저도 그게 걱정인데, 마누라야 이혼하면 되지만 하나뿐인 자식은 마음에 걸린다. 형님이 좀 거둬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내가 서울에서 키울 테니, 지금이라도 보내라’고 했습니다. 그때 막 웃으면서 기회가 되면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
  
 ― 아들도 죽었겠죠.
  
“아마 그랬겠죠.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죽였거나 같이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되었을 수도 있겠지요. 사람을 심문할 때 가장 쉬운 방법이 뭔지 아십니까. 자식 목에 칼을 들이대는 것입니다. 고문 안 해도 다 불지요. 그게 부모 마음 아닙니까.”
 
 
  北, 도가놈이 최고수뇌부의 암살작전 부추겨
 
북한은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가 김성일씨를 돈과 물건으로 매수, 최고수뇌부에 대한 암살작전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우리민족끼리’ 캡처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017년 6월 7일부터 30일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천인공노할 특대형국가테로범죄의 진상’이라는 제목의 글과 동영상을 올렸다. 도 대표의 이름도 거론됐다. 이 동영상과 글은 현재 인터넷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북한이 글을 모두 삭제한 탓이다. 《월간조선》은 해커의 도움을 받아 당시 영상과 글을 입수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랍탈북인권련대 대표 도희윤놈을 교묘한 방법으로 접근시켜 돈과 물건으로 그를 매수한 다음 수단과 방법을 다하여 우리의 최고수뇌부와 사회주의제도에 대한 적대의식을 불어넣었다. 그해 9월 도가놈은 인편을 통해 남조선산 판형콤퓨터를 그에게 주어 온갖 반공화국 악선전과 인권모략 자료들을 시청, 열람시키면서 사상적으로 변질타락하게 하였다. (중략) 도희윤놈은 김성일(도 대표와 연락을 취하던 혁명조직 요원)의 광기를 더욱 부추겼고, 김성일은 우리의 최고수뇌부에 대한 테로 및 암살 작전을 시작하였다.〉
  
― 북한에서는 도 대표가 김성일씨를 이용해 김정은을 제거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거짓 선동의 일인자들 아닙니까.”
  
도 대표는 “당시 ‘우리민족끼리’에서는 내 얼굴까지 공개했다”며 “북한은 그(김성일)를 정신병자로 몰아세웠는데, 앞서 설명했듯 그는 좋은 집안의 엘리트다. 일개 노동자가 어떻게 혼자 ‘김정은 암살’을 기획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우리민족끼리’는 김성일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도희윤놈의 눈에 걸려든 것이 바로 당시 로련주재 하바롭스크변강 림업지부 로동자였던 공화국공민 김성일이였다. 김성일을 아는 사람들은 그가 원래부터 일하기 싫어하고 공짜를 좋아했으며 특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매우 불균형적이고 비정상적이였다고 증언하였다. 그의 문건에는 어느 한 중앙병원에서 작성한 병력서도 있었는데 거기에는 김성일의 정신상태에 대하여 이렇게 쓰여 있었다.〉
  
자유조선, 北 혁명에는 도움 안 돼
 
도희윤 대표는 “김씨가 말한 바로는 혁명조직의 장(長)은 김정일에게 어마어마한 선물을 받을 정도의 핵심인물”이라며 “김씨는 ‘혁명조직은 최고 엘리트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고 내게 말했다”고 전했다.
― 이런 사실을 지금 폭로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추종 세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북한 내부에서 꿈틀거리는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존폐 여부가 결정 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이 평화를 위한 대화를 시작한 것은 환영하지만, 김정은 자체를 치켜세우는 것은 북한 내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씨를 말리는 행위입니다. 지금이라도 이런 사실을 밝히는 이유입니다.”
  
― 지난 2월 발생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을 주도한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최고 존엄’ 김정은 타도를 외치는데, 이들도 혁명조직과 관련이 있나요.
  
“그들의 투쟁정신과 행동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그런데 정교하지 못한 상황판단으로 위기를 자초한 측면이 있어 안타깝습니다. 그들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사망한 김정남의 남은 아들인 김한솔을 운운하면서, 마치 자신들의 조직과 깊이 연계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참으로 초보적인 선전술을 보는 것 같은데요. 이런 언행은 북한 내부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저항세력들에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연관이 없다는 이야기로 들리네요.
  
“대한민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모든 인권단체, 반북단체들이 명확히 인식을 공유했으면 하고 바라는 가치는, 해방된 자유조선, 즉 북한의 주인은 2000만 노예 주민 그들임을 한시라도 잊지 말자는 것입니다. 김씨 왕조와 약간의 DNA라도 섞인 당사자들은 석고대죄의 자세로 2000만 북한 주민과 대한민국에 속죄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자유조선이 김한솔을 앞세우는 것은 북한 주민을 욕보이는 것인 만큼 북한 내부에서 목숨 걸고 싸우는 혁명조직과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남한 내 김정은 추종자, 北 주도로 통일될 경우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할 것
  
― 북한 내부에서 목숨 걸고 싸우는 저항세력들과 마주하다가 ‘김정은 찬양’ 논란이 제기된 ‘백두칭송위원회’와 ‘위인맞이환영단’ 같은 단체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듭니까.
  
“제가 접했던 북한 내부 저항세력의 말로 답을 대신하겠습니다.
  
‘지금 남조선에 김정은을 찬양하는 사람들도 있다니, 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김일성 가문이 구상하는 조국통일이란 김정은을 지금 북조선처럼 북과 남의 7000만 겨례가 받들어 모셔달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지금 북조선의 현실을 남조선에까지 펼쳐놓겠다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되겠는가, 상상해보십시오. 사실 한반도 통일이라는 게 두 가지인데, 이와 같은 김일성 가문의 독재정치를 한반도 전역에 펼쳐놓는가 아니면 자유로운 민주주의 정치를 한반도 전역에 실현하는가 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김정은 정권하에 한반도 통일이 됐다고 가정할 때, 김정은을 지지 찬양하는 사람이든 반대하는 사람이든 남조선에서는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제 죽을 구덩이 제 손으로 파는 어리석은 짓은 인제 그만두십시오.’”
  
운동권 출신
  
우리 진보 진영은 국내의 인권 문제에 대해선 지나치다고 생각될 정도로 적극적이지만 주민을 아예 인간으로 취급하지도 않는 북한 정권의 만행에 대해선 이상하리만치 무관심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대표적 북한인권전문가인 도 대표는 운동권 출신이다.
  
― 이력을 보니, 문재인 청와대에 다수 포진해 있는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출신이더군요.
  
“전대협 1기죠. 우리 학교 총학생회가 이른바 어용이었어요. 전대협에 가입을 안 했죠. 당시 제가 학교 동아리연합회 회장이었는데, 전대협에는 총학생회만 가입하는 게 아니었거든요. 제가 우리 학교를 대표해서 (전대협에) 가입했죠. 고려대 총학생회실에서 발대식을 준비하는 데도 관여했습니다. 당시 의장이 이인영(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씨였어요.”
  
― NL(민족해방·민족주의적 친북·반미 성향) 계열이었나요.
  
“아니요. 저는 PD(민중민주) 계열이었습니다. 정확히 분류하면 80년대 중반 학생운동의 한 축이었던 제헌의회(CA) 노선이었죠. CA가 나중에 PD로 진화했으니까요.”
  
―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복역도 했던데요.
  
“1989년 2월경에 체포돼서 만 2년여를 공주교도소에 있다가 1991년에 출소했습니다.”
  
덩샤오핑과 중국공산당 보고 전향
  
― 북한인권운동에 투신하게 된 계기가 뭡니까.
  
“부정부패 척결과 민주주의를 외치는 학생들을 탱크로 짓밟아버리는 덩샤오핑과 중국공산당의 모습을 보고, ‘이건 정말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동유럽 공산권의 몰락도 저에겐 큰 충격이었습니다. 내 모든 이념적 가치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깨달은 것이죠. 제대로 된 통일운동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 같이 학생운동했던 동료가 ‘배신자’라고 하진 않던가요.
  
“제가 완전 다른 길을 가고 있다면 모를까,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를 북한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운동을 하는데 ‘배신자’라고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오히려 북한 주민의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저를 보고 부끄러워하는 동료가 많습니다. ‘아, 이 형님은 지금도 통일과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나는 뭐 하고 있나’라고 반성하는 것이죠.”
  
― 전향하게 된 계기가 부정부패 척결과 민주주의를 외치는 학생들을 탱크로 짓밟아버린 덩샤오핑(鄧小平) 때문이라고 했는데요, 김정은이 북한의 덩샤오핑을 꿈꾼다는 이야기도 나오더군요.
  
“김정은이 ‘중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미국과 정상회담 및 과감한 개혁·개방에 나선 덩샤오핑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 저는 그 친구가 꿈꾸는 덩샤오핑은 톈안먼 사태를, 그러니까 주민 100만명을 죽여도 자기 권력만 유지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졌던 덩샤오핑인 것 같습니다.”
  
유태준 구명운동
  
― 대표로 계신 피랍탈북인권연대는 어떻게 설립한 겁니까.
  
“1991년도에 수감생활을 마치고 흥사단에서 실무자로 활동했습니다. 탈북한 분들을 자주 만났는데, 이때 보고 듣고 느낀 바를 토대 삼아 탈북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접 나서 탈북자 구출·구명운동을 하자는 결심이 선 것이죠. 그때(1999년) 《조선일보》가 특종 보도한 유태준 사건이 터집니다. 단체를 만들어 이 친구를 구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피랍탈북인권연대가 만들어졌죠.”
  
북한의 아내와 자식을 구하려고 재입북했다가 체포돼 종신 수용소에 끌려간 유태준씨는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풀려나 역시 김정일의 방침을 받고 북한 사회에 재정착했지만, 그것을 뿌리치고 2001년 재탈북했다. 그는 북한의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의 구명운동을 벌인 남한의 어머니에게 “인간쓰레기, ○○년은 인간도 아니다”는 욕설을 하도록 강요받았다.
  
― 유태준씨는 잘 지냅니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수개월 전부터 몇몇 좌파 성향 방송인들이 이 친구를 찾아갔다고 합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유씨는 2004년 이복동생을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징역 3년과 치료감호 10년을 선고받았다. 복역을 마치고 감호소를 나온 뒤 치료감호심의위원회에서 전자발찌 부착 명령(10년)을 받고 정신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다. 유씨는 2017년 10월 18일 검거됐다.
  
최근 탈북하다 중국 공안에 잡힌 9세 女兒, 90% 北에 보내질 것
  
2000년부터 지금까지 도 대표는 언제나 ‘탈북자의 지킴이’였다. 2002년 남녀 성인과 청소년이 포함된 탈북자 25명이 몸싸움 끝에 중국 스페인대사관에 진입했을 때에도 그는 현장에 있었다.
  
당시 탈북자들의 절박한 표정과 몸짓을 담아 북한의 참담한 인권 현실을 전 세계에 적나라하게 알린 사진은 그가 직접 찍은 것이었다.
  
“당시는 탈북자들에 대한 강제 북송 문제가 상당히 불거졌을 때입니다.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시기(경제적 위기)에 300만명이 굶어 죽는 과정에서 50만명이 중국으로 나왔는데, 대부분 잡혀 강제 북송됐지요.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희생됐습니다. 우리 단체를 포함해, 국제사회의 여러 단체가 강제 북송하는 중국과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죠. 그래서 중국 스페인대사관의 진입을 기획한 겁니다. 결과적으로 성공한 작전이었죠.”
  
― 왜 하필 중국 스페인대사관이었습니까.
  
“당시 스페인이 유엔의 순번제 의장국이었어요. 중국 스페인대사관으로 진입하면 이런 부분이 언급될 것이고, 중국이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을 한 것이죠.”
  
때로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도 대표는 2010년 중국에서 몽골로 가던 탈북 여성 4명이 길을 잃고 어려움에 부닥쳤다는 소식을 접하고, 직접 몽골까지 달려가 구출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몽골 당국에 붙잡혀 유치장 신세를 지고 한 달 가까이 사실상 억류 상태를 겪어야 했다. 그런데도 도 대표는 이때 일을 가장 즐거웠던 기억으로 꼽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4명의 여성이 한국에 들어와 하나원에서 정착교육을 마쳤는데, 나올 때는 6명이 돼 있더군요. 임신한 여성이 2명 있었는데 모두 건강한 아이를 출산한 거죠.”
  
― 최근 9세 여아를 포함한 탈북자 7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송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3국 탈북민은 통상적으로 중국 국경을 넘어 베트남・라오스・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잡히면 90% 이상은 중국 국경경비대에서 공안으로 인계돼 북한으로 보내집니다. 탈북민들 입장에선 최악의 경우에 빠지는 것이죠.”
  
이들은 5월 초 압록강을 넘어 중국 선양 외곽의 한 은신처에서 대기 중이던 탈북자들로, 7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송 위기에 처한 탈북민들을 구해달라는 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청원인 A씨는 지난 4월 30일 오후 국민청원 게시판에 ‘9살 어린 여자아이 최모양과 삼촌 강모(32살)씨… 총 7명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막아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중국 정부는 국제협약의 아동권리보호조약 및 국제난민에 관한 협약에 따라 9살밖에 안 된 어린 여아 또한 대한민국 대표 인권변호사이시며 노무현 대통령님의 절친이신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꼭 구해주시기를 청원한다”고 덧붙였다. B씨는 “정부에서 조금만 신경을 기울이면 부모님들 곁으로 안전하게 돌려보낼 수 있다”고 썼으며, C씨는 “탈북자들도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했다.
  
北 해외노동자들에게 4~5월이 가장 잔인한 달인 이유
 
사진=조현호
― 과거 글을 통해, 북한 주민에게는 4~5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는데요.
  
“북한의 해외노동자들에게 4~5월은 최악이죠. 해외노동자들은 노동당 직속인 대외건설지도국에 계획자금(할당금)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 겨울에는 일이 없잖아요. 날씨 때문에 공사를 중단하니까요. 그렇게 돈을 벌지 못해 내지 못한 할당금을 날씨 좋은 4~5월에 몇 배 더 일을 해서 내야 합니다.”
  
그가 말을 이었다.
  
“최근에 김정은이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잖아요. 근데 그곳의 한 공사장에서 북한 노동자 1명이 투신자살을 했습니다. 이 노동자는 북한 당국의 과도한 노동착취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인데요.
  
“맞습니다. 일부 외신보도와 제가 아는 바로는 30대 후반인 북한 노동자는 4년 전 건설 노동자로 러시아에 파견됐는데, 북한 당국이 지정한 개인별 계획자금과 소속 회사 간부들의 끝없는 갈취 행위로 인해 4년간 일하고도 돈이 모이지 않자 이를 비관해 공사장 12층에서 투신했습니다. 북한 근로자들은 러시아 현지에서 1인당 매월 50만 루블, 즉 800달러(한화 93만원) 정도를 과제금액으로 국가에 바쳐야 하는데, 일감이 적은 겨울에는 과제금액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에 밀린 금액을 봄이 되면 아침 7시부터 하루 14~16시간씩 일해서라도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9월 방북 시 “‘평양의 놀라운 발전상’에 감동했다”고 했는데, 사실입니까. 우리가 보는 화면상만으로는 신축건물도 좀 들어서고 했던데요.
  
“최근 북한을 다녀온 종교단체 관계자가 해준 이야기입니다. 중국을 거쳐 평양에 들어가니 새롭게 단장한 공항청사와 함께 여명거리에 마천루가 즐비하게 서 있었고, 차량이 눈에 띄게 늘어 뭔가 많이 변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 진짜 발전한 건가요.
  
“아니요. 대부분의 건물이 영화세트장처럼 급조된 분위기였고, 억지로 보여주려는 듯 일상적인 풍요로움 속에서 나오는 여유나 생동감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 평양이 체제 선전을 위한 거대한 세트장 같았다는 말이군요.
  
“그렇죠. 이 사람이 대로변을 벗어난 저쪽 너머 담벼락에서 어린아이 한 명이 빼꼼 쳐다보기에 그쪽으로 다가갔답니다. 같은 또래 아이들이 모여 있어 주머니에 있던 사탕을 꺼내 나눠줬는데 일행을 따라다니던 보위부원이 애들을 불러 세운 뒤 사탕을 내팽개치며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고 합니다. ‘아, 이곳이 바로 지옥이구나’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김정은 정권 당장 무너져도 놀라지 않을 정도로 허약
  
―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미국 ‘블룸버그통신’)이란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북의 요구를 들어줬는데도 북은 ‘기습 도발’을 자행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진행한 것은 자기 길을 가겠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봐야 합니다. 그 길은 바로 핵보유국으로서 미국과 당당하게 협상하고 남한의 종북정권과 연합하여 주한미군 철수 등을 관철하고 종국적으로 한반도 적화통일을 완수하겠다는 것이죠. 김정은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번 도발은 제 무덤을 스스로 판 격이 될 것입니다. 대북제재를 풀라는 요구가 더는 국제사회에 먹히지 않을 테니까요.”
  
― 김정은 정권은 내일 무너져도 하등 이상할 게 없겠네요.
  
“그런 환경이 조성된 것이죠.”
  
현 정부 출범 후 탈북자 관련 단체에 대한 정부 지원금은 잇달아 중단됐다. 통일부의 ‘탈북민 정착 사업비’ 지급액은 반 토막이 났고, 국정원·경찰・군 예산으로 지원금을 받던 탈북자 단체들에도 지원이 끊겼다. 기업 후원도 사라졌다.
  
― 피랍탈북인권연대 운영비는 어떻게 충당합니까.
  
“사실 개인적인 빚이 많아요. 제 스타일이 누구한테 손을 잘 내밀지 못하거든요. 후원자들한테 ‘누구를 구해주고 싶은데, 우리는 돈이 없습니다’라는 말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래도 기업 후원이나 자발적으로 우리에게 후원해주는 감사한 분들이 있습니다. 이 후원금으로 운영하다가 모자라면 제 사비를 터는 것이죠.”
  
― 정부 지원금이 끊겼다면서요.
  
“솔직히 정부 지원금은 우리 단체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가 만들어지고 2007년도까지 단 한 푼도 안 받았죠.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오면서 기업이 후원을 해주긴 했는데, 2000만원이 드는 행사 후원을 해달라고 하면 한 300만원 해주고 그랬어요. 박근혜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업들이 북한인권이라면 일단은 딴소리를 합니다. 다른 좌파 성향의 재단에는 후원도 많이 하면서요.”
  
문재인 대통령 집권 기간이, 우리(북한인권운동 조직)는 ‘고난의 행군’
  
― 어쨌든 현 정부에서는 운영이 더 힘들겠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고난의 행군’ 시기죠. 이 정부 아래에서는 단 한 푼도 지원받지 않고 일하겠다는 각오입니다.”
  
― 언젠가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협의를 이룬다고 가정했을 때 실제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가 해결될까요.
  
“저는 북핵이나 인권 문제는 김정은이 물러나지 않고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물론 세상에 100%는 없는 만큼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1%라도 인권 문제와 관련해 전향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두 번의 정상회담에도 북한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등록일 : 2019-05-24 09:50   |  수정일 : 2019-05-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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