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이 멈춰 서 있는 자동차부품업체. 사진=조선일보DB

한국 경제는 1997년 외환 위기, 2009년 세계 금융 위기, 최근 코로나 팬데믹 등 세 번의 경제 위기를 거치며 저성장 기조가 굳어졌고, 향후 10년 내 0%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7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성장률 제고를 위한 전략과 비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우리 경제의 생산, 소비·투자 등 대부분의 거시경제 지표가 암울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성장률은 2010년 6.8%에서 2020년 0.9% 수준까지 가파르게 떨어졌다. 소비 성장률은 2010년 4.4%에서 2020년 –5.0%까지 하락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은 2010년 13.0%에서 2020년 –1.8%로 떨어졌다. 2010년 2.9%였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물가목표치인 2%에 크게 못 미치는 0.5%를 지난해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은 2010년 7.7%에서 2020년 9.0%로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잠재 성장률은 세 번의 경제 위기를 거치며 과거 8.3%에서 최근 2.2% 수준까지 가파르게 떨어졌다. 향후 10년 내 잠재 성장률은 0%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왔다. 연구원은 잠재 성장률 둔화의 주요 원인이 제도적 측면에서는 성장 전략의 한계, 환경적 측면에서는 경직적 노동 시장 및 기술 혁신성 둔화라고 분석했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연구 결과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우리 경제의 잠재 성장률은 글로벌 주요국 중 가장 빠른 수준의 속도로 하강하고 있다"며 "성장 정책의 한계 속에서 생산 요소의 양적 확대와 모방형 기술 진보에 기대왔던 것이 잠재 성장률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현 상황을 지속 성장과 도태의 갈림길에 선 위태로운 상황으로 진단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의 전환기에도 경제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혁신 역량 제고와 함께 잠재 성장률과 실질 성장률의 동시 극대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성장 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 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유연한 노동 시장으로 전환해 나가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실현의 꿈에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성장률 제고는 차기 정부의 정책 1순위 과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