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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올 3월부터 직장 동료 몇 사람과 매주 수요일 오전 영어 원어민 강사를 불러 영어 수업을 한다. 시중에서 흔히 파는 교재로 문법 공부하기보다는 주로 토론을 한다.
 
  몇 차례 시행착오 끝에,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1분 스피치」를 한다. 남들보다 아침 일찍 와서 적지 않은 수업료를 내는데, 별말도 못하고 가면 억울하지 않은가? 그래서 아무 말 못 하고 가는 사람이 없도록 최소 1분 동안 자기 얘기를 하는 데 합의했다. 자기가 관심 있거나 요즘 하는 연구에 대해 영어로 말한다.
 
  몇 주 후 국제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자를 영어로 소개해야 하는 사람이 「1분 스피치」 시간에 영어 소개 연습을 했고, 논문을 투고하려는 사람이 남들 앞에서 자기가 쓰고 있는 영어 초록을 소리 내어 읽었다. 어떤 사람은 몇 달 동안 해오던 일을 영어로 설명하며, 아직 확실치 않은 용어(영어)를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그 자리에서가 아니고서는 누구와 영어로 얘기하기 어려울 것 같은 것들에 대해, 영어로 말하며 순간순간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부끄러워했다. 그리고 배웠다.
 
  수요일 오전 영어 수업을 하며 영어 원어민 강사를 3번 교체했다.
  우리나라 정서상 '선생님'을 중간에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우연찮은 기회에 첫 번째 원어민 강사가 그만두었고, 두 번째 원어민 강사는 참여자들의 요청으로 지금의 세 번째 원어민 강사로 바뀌게 되었다.
 
  세 번째 원어민 강사에게 만족한다. 우리가 수요일 이른 아침에 모이는 목적은 간단하다. 우리는 1주일에 1번이라도 영어로 많이 떠들고 싶고, 그러는 동안 우리에게 부족한 언어적인 부분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다. 세 번째 원어민 강사는 최대한 우리의 이야기를 들었고, 필요하다고 판단이 될 때만 도움을 주었다.
 
  지금 생각해도 중간에 원어민 강사를 교체한 건 잘한 일이다. 안 그랬으면 요 몇 주 동안 그랬던 것처럼 수업이 지루했을 것이고, 차츰 수업에 안 나갈 핑곗거리를 찾았을 것이다. 그리곤 늘 그랬던 것처럼 '하다 보니 뭐가 좀...'이라고 말 을 흐렸겠지.

27 August 2016
정채관 박사(영어교육·응용언어학)
BEng(Hons) Birmingham MSc Warwick EdD Warwiick Cert Oxford
이메일: ckj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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