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 왼쪽 위측부터 시계 방향으로 △서수민 교수(미국 템플대) △정승철 연구위원(제주평화연구원) △데이비드 나카무라(워싱턴포스트) △팀 마틴(월스트리트 저널 한국부장) △장승진 교수(국민대) △하상응 교수(서강대). 사진=제주평화연구원

미국 언론에 비친 남북한의 모습에 대해 논의한 한미 싱크탱크 공동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은 '동맹', '미국에의 의존' 등의 이미지가 있고, 북한은 '적', '불량배'의 이미지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평화연구원은 지난 14일 '한·미 국내 여론 현황 및 한·미 관계 전망'을 주제로 한 제5차 2021년 한·미 싱크탱크 공동 세미나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번 5차 세미나의 세부 주제는 '언론과 여론 II: 미국 언론에 비친 남북한'으로 한·미 관계 및 언론 전문가들의 발표·토론이 진행됐다. 1차 세미나는 미·중 전략 경쟁을, 8월 12일 2차 세미나는 북한 문제와 5월 한·미 정상회담, 3차 세미나는 미국 여론의 현황, 4차 세미나는 한국 언론에 비친 한·미 관계를 중심 주제로 열렸다.

5차 세미나는 정승철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이 좌장을 맡고,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서수민  미국 템플대 교수가 발표자로,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데이비드 나카무라(David Nakamura) 워싱턴포스트 기자, 팀 마틴(Tim Martin) 월스트리트저널 한국부장이 토론자로 참석해 미국 언론에 나타난 남북한에 대해 논의했다.

정승철 연구위원은 "5차 세미나가 미국 언론에 비치는 남북한 모습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의미가 크다"며 "특히 오정보(misinformation)의 확산은 여론을 움직이고 대외 정책에 영향을 미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표자인 미국 정치 전문가 하상응 교수는 언론이 여론 형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소개했다. 

하 교수는 "여론은 정치 성향 및 정보의 함수로, 언론이 공급하는 정보의 영향을 받는다"며 "언론은 불편부당하지 않고 정치적 성향을 지니는데, 언론이 제공하는 정보로 정치 엘리트들도 정책 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정치 성향과 연관된 국가 이미지는 여론과 정치 지도자의 대외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데, 현재 미국 언론에는 한국에 대해 '동맹', '식민지', '미국에 의존한다'는 이미지가 있고, 북한은 '적'과 '불량배' 이미지가 있다"며, "이는 고정된 것은 아니고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언론 전문가 서수민 교수는 미국 언론의 북한 관련 오보가 어떤 식으로 생산되는지 발표했다. 

서 교수는 "미국 주요 언론이 동북아 평화에 대한 큰 그림 대신 국내 정치적·당파적으로 북한 관계 사안을 다루는 경향이 있다"며 "여기에는 정치적 입장 못지않게 이른바 엘리트 매체들조차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사려 깊은 접근보다는 흥미 위주로 보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장승진 교수는 하상응 교수 발표에 대해 "정치 엘리트가 언론에 영향을 받는지, 언론이 선택하는 국가 이미지는 어디에 기반을 두는 것인지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이 정치 엘리트들이 이미 결정한 사건을 따라가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며, 언론이 어떻게 대외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더 큰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토론자인 데이비드 나카무라 기자는 서수민 교수 발표에 대해 긍정하면서 "대다수 뉴스 기사는 다른 뉴스의 원본 기사를 바탕으로 하며 원본 기사에 부여하는 신뢰도가 과잉인 경우들이 많다"고 인정했다. 

이어 팀 마틴 한국부장은 "언론이 오정보를 확산하는 점에 대해 변명할 수 없는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뉴스는 검증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미국 매체에서 북한 관련 기사는 개선되는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개선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덧붙였했다.

이번 한미 싱크탱크 공동 세미나 시리즈를 기획한 임해용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미 관계 관련 양국 여론의 영향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던 이번 5차 세미나는 미국 언론이 한·미 관계와 남북한을 어떤 식으로 다루는지 토론하는 자리로 의미가 있다"며 "6차 세미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서 종전 선언 언급과 앞으로 한·미 관계를 논의하는 자리로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